조민기 유서 '비공개' 이유는?

입력 2018-03-10 13:04   수정 2018-03-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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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민기 6장 분량 유서 남겨…"가족·학생에 미안"(종합)
조민기 유서 남기고, 아내에겐 “바람 좀 쐬고 오겠다”

조민기 유서가 마침내 발견됐다. 하지만 조민기 유서는 일반적인 여론으로 접근하기는 곤란해 보인다.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 그리고 미투 운동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한 상황에서 유서 내용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대중은 찾기 어려워 보인다.
조민기 유서를 다루는 언론기사들의 댓글을 보면 아무래도 비판적 목소리가 비등하다. 고인을 애도하는 통상적인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한 누리꾼은 “잘못에 대한 벌 달게 받고 상처 준 가족과 피해자들에게 봉사하면서 살았어야죠. 이건 정말 아닙니다.. 더 큰 상처를 남기고 혼자 떠나버리면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요.”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포털 다음 댓글)
바로 아래 달린 댓글도 분노를 담고 있다. 그는 “이런 미투운동이 벌어졌기 때문에 사과를 하게 된 것이다. 미투운동이 아니었으면 지금도 성추행을 하고 있었을 것이네. 지난 아빠를 부탁해를 재미있게 본 내가 미친x이었다”라고 개탄했다. (포털 다음)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고인이 된 이에게 이런 말 해서 미안하지만 하나도 불쌍하지가 않다. 여태까지 조민기한테 그런 험한 짓 당하고 어디 말도 못 하고 혼자서 속 썩였을 사람들 생각하면, 죽은 이라고 해도 전혀 마음이 안 동함”이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밖에도 다음 “미안할 짓을 왜 하지? 법적처분 받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지, 감히 자살을 왜 하나요?” “이번일로 가해자들 우쭈쭈 받을 생각 말길. 다들 죽을 생각하지 말고 살면서 죗값 치루길 바라” “김기덕 조재현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비겁하다~ 편지 내용을 보니 끝까지 자기 잘못 인정 안하더만. 사과한다는 말만 써 있으면 다인가. 내용은 자기 연민과 억울한데 그냥 미안하다고 쓴거더만. 피해자에게 두번 상처 입힌 나쁜 사람”이라는 반응이 뜨거운 추천글로 떠오르고 있다.
조민기 유서를 바라보는 네이버 댓글의 반응도 싸늘하다.
네이버 아이디 ‘whjm****’는 “웃긴다. 성범죄는 동정할 가치가 없는 거야. 조민기는 죽기 전까지도 자기 딸한테만 미안했지. 남의 귀한 딸은 자기 노리개마냥 카톡에 자기 중요부위 사진 올리고 데리고 놀려는 수작뿐이던데 뭘 잘했다고 동정하는 댓글들이 이리 많은지 다들 자기 자식이 당했으면 동정하려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이디 ‘qkra****’는 “나는 자살하면 면죄부를 주는 사회 분위기가 아주 나쁘다. 그러니까 자꾸 자살로 도망가지 그게 최선의 방법인줄 알고.”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jhsk****’는 “죽음은 안타깝지만 성범죄라는건 밝혀지면 죽을만큼 창피한 일임을 알아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상습 성추행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목전에 두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채 발견된 배우 조민기(53)씨가 제자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조민기 씨가 전날 숨진 창고에서 A4용지 크기, 종이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조민기 유서에는 `그동안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하지만 경찰은 유족의 입장을 고려해 조민기 유서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민기 유서는 그러나 일부 언론을 통해 이미 공개가 된 상태. 앞서 한 매체에 따르면 조민기 씨는 숨지기 전 `후배들에게 사죄의 말을 올린다`, `교만과 그릇됨을 뉘우친다`는 내용의 자필로 쓴 손편지 형식의 유서를 언론사에 보냈다.
사죄의 유서를 남긴 조민기 씨는 전날 오후 4시 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대형 주상복합 건물 지하 1층 주차장 내 창고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민기 씨는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할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를 남긴 조민기 씨는 사고 당일 오전 외출 중이던 아내에게 `바람 좀 쐬고 오겠다`는 문자메시지 역시 보내고 이후 연락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조민기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아내는 오피스텔 관리실에 조민기 씨를 찾아달라 요청했고, 관리실 직원이 오피스텔 건물을 수색했다.
아내는 집에서 지하창고 열쇠 2개 중 1개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창고에 내려갔다가 조민기 씨가 숨진 것을 발견했으며 유서도 함께 발견했다. 곧바로 보안팀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조민기 씨가 오후 1시 20분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창고가 있는 지하 1층에 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검안의가 1차 검시한 결과 사망 시간은 오후 3시로 추정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조민기 씨는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피해자의 폭로가 나오면서 경찰 수사를 받아왔고 오는 12일 경찰에 소환될 예정이었다.
한편 조민기 씨의 빈소가 서울 건국대병원에 차려졌다. 조씨 유족들은 전날 밤부터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204호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조민기 씨는 지난 2004년 청주대 대학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조교수로 부임해 지난해까지 학생을 가르쳤다. 1982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조씨는 연극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조민기 유서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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