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히스타민제, 남성 불임과 연관 가능성"

입력 2018-03-10 14:05  

알레르기성 비염,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질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가 남성 생식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르헨티나 실험의학·생물학연구소(Instituto de Biologia y Medicina Experimental)의 카롤리나 몬딜로 박사 연구팀이 지금까지 발표된 60편 이상의 관련 연구논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항히스타민제는 고환에서의 성호르몬 분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몬딜로 박사는 밝혔다.

고환에서 성호르몬이 제대로 생산되지 않으면 정자 수가 적은 것은 물론 정자의 모양과 운동(motility)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연구논문들은 대부분 쥐, 햄스터 등 동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해 볼 필요하다고 몬딜로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찬나 자야세나 박사는 남성 정자의 평균적인 질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점점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약에 일부 책임이 있는 게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켄트대학의 대런 그리핀 유전학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인한 재채기가 오래 지속되는 것도 생식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수 있다면서 필요할 때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 것이 재채기보다는 나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피부염,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가려움,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항히스타민제는 이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히스타민의 분비를 차단하는 약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생식학회(Society for Reproduction and Fertility) 학술지 `생식`(Reproduc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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