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의 베트남 경제 돋보기] 사이공 투티엠, 상하이 푸동처럼 성공할까?

입력 2018-03-13 10:44  



- 심야에 모터보트로 사이공 강을 건넌 이유 -


호찌민에서 상사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1990년대 중반쯤 어느 날 한국 본사에서 회장님이 호찌민지사를 방문한다는 연락이 왔다. 여느 기업 지사와 마찬가지로 비상이 걸렸고 직원들과 함께 보고서를 만드느라 밤 12시가 다 돼서야 일이 끝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베트남인 직원 중 한 여직원의 집이 호찌민 제2군(District 2) 투티엠(Thu Thiem) 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제1군(District 1) 사이공(Saigon) 강변에서 투티엠으로 넘어가는 터널이 몇 년 전에 개통되어 불과 몇 분이면 건너갈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터널도 다리도 없었기 때문에 배를 타야만 건너갈 수 있는 실정이었고, 사이공 강 건너편에 바라다 보이는 투티엠 지역은 베트남의 전형적인 시골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미개발 원천지였다.

다른 길로 돌아가는 방법은 안푸(An Phu)라는 지역의 제1 투티엠 다리(Thu Thiem Bridge 1)를 건너 타오디엔(Thao Dien)을 통과, 투티엠으로 가는 길이 있긴 했지만, 한 시간 이상 걸리는 데다가 심야에 20대 여직원을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게 하기에는 위험해 보였다.

결국 그 여직원을 데리고 사이공 강변으로 향했고 2~3인승 모터보트를 겨우 빌려 사이공 강을 건너 투티엠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혼자 되돌아오는 사이공 강변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새벽 1시 외국인 신분으로 혼자임을 깨달은 순간, 살짝 강도와 테러의 위협감이 느껴졌지만 투티엠 강변 그곳에 줄지어 서있던 대우, 삼성, 현대, LG, 포스코, 효성 등 대한민국 기업들의 대형 입간판 조명 등이 필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안전하게 밝혀주었다.

그 때로부터 약 20년여 년이 지난 2018년 3월 현재, 투티엠 강변의 야경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불야성의 도시로 변했고 베트남은 투티엠을 향후 국제 상업금융지구와 정부청사를 포함한 신도시로서 중국 상하이의 푸동처럼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한편 호찌민시의 도시계획 및 도시개발의 확대 에너지축이 제2군을 거쳐 제9군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서울에서 경부선을 축으로 남진하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과 같이 호찌민시는 하노이 쪽을 향해 동(북)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백색가전 공장이 투티엠 배후지역인 제9군 하이테크파크 롱빈 전철역 인근에 입지하고 있는 것이 우연의 일치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럼 과연 “사이공 강변 투티엠은 상하이의 푸동처럼 성공할까?”

투티엠 면적은 한국 여의도의 약 2.2배로서 647ha이고(약 194만 평), 인구는 2020년까지 상주인구 13만 명, 유동인구 35만 명을 계획하고 있다.


▲ 호찌민·푸미흥·푸동 면적 비교

2022년 준공 예정인 전철(Metro) 1호선이 벤탄(Ben Thanh)에서 출발하여 타오디엔을 거쳐 제9군 하이테크파크, 롱빈(Long Binh)역으로 연결되고, 전철(Metro) 2호선이 투티엠을 관통하게 되면 투티엠의 접근성은 지금보다 놀랍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 1, 2, 3 투티엠 다리, 투티엠 터널, 보행자 용 다리, 출처:CBRE

그 뿐만 아니라 투티엠 배후지와 사이공 강변에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2021년 31회 SEA Games 개최를 위한 종합스포츠스타디움 이 건설될 예정이며 사이공 강에는 추가로 3개의 다리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 다리들이 다 완공되면 제1군 CBD(중심상업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와 투티엠이 중심상업지구로 통합 연결될 것이고 투티엠은 New CBD(새로운 중심상업지구)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강을 사이로 강북 상권과 강남 상권이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사이공 강은 한강보다 폭이 좁은 편이다.

끝으로 부동산 주택 개발도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주요 현장을 살펴보면 엠파이어시티, 롯데 에코스마트시티 등이 있다.



결론적으로 상기 사항을 종합해보면, 베트남이 현재의 경제기조를 계속 유지·발전한다면 투티엠은 머지않아 제7군 푸미흥 신도시를 추월하여 호찌민의 새로운 중심상업지구로(New CBD)로 변모될 것이고 상하이의 푸동처럼 성공하되 면적이 푸동보다는 작으므로 ‘미니 푸동’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억하시라!

푸미흥도 푸동도 성숙단계까지 도달하는데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는 사실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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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현수/K.VINA비즈센터 수석전문위원, (주)코베캄대표/코베캄포럼회장, 건국대부동산대학원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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