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역주택사업-1] 사라진 130억원…건설사는 ‘모르쇠’

이근형 기자

입력 2018-03-14 17:55  

    <앵커>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돼 아파트를 짓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제도의 허점을 노린 건설사와 대행사의 농간으로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먼저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광역시 황계마을 지역주택조합은 얼마 전 서희건설과 산호(업무대행사) 등을 사기 혐의 등으로 광주지검에 고발했습니다.



    전임 조합장과 서희건설 본부장, 업무대행사 산호 대표 등이 짜고, 아파트를 짓기 위해 마련한 분담금 130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황계마을 지역주택조합장

    “거의 대부분이 토지대로 들어가야 사업이 갈까 말까한 사업인데 130억 거출한 것 중에서 사업비로 80억을 썼습니다. 광고 분양 시세보다 두 세 배 높게끔 계약을 했죠.”



    조합측은 특히 자금집행에 대한 동의권을 갖고 있는 서희건설이 대행사들이 예산을 마구 쓰는 데도 그대로 방치한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산이 고갈된 상황에서 서희건설이 토지매입에 필요한 대출 보증마저 거절하면서 사업은 결국 무산됐습니다.



    이에 대해 서희건설측은 해당 조합으로부터 1원 한 푼 받은 게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조합의 조합원 모집실적이 당초 약속한 80%가 되지 않아 보증을 서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서희건설 관계자

    “이 사업이 잘 못됐을 때 연대보증에 대한 책임이 저희가 있기 때문에 그 돈을 저희가 다 물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근데 뭐 사업만 잘간다면 저희들이 그 리스크 감내하고 연대보증을 서는데 문제는 처음 약정사항의 조건인 조합원 80% 모집을 안 한 상황에서 하겠다는 거에요.”



    이처럼 조합원 모집이 시급한 상황에서 광고비 등에 예산이 사용되는 걸 막을 이유가 없었다는 게 서희건설의 설명입니다.



    건설사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의 꿈과 목돈을 모두 날리게 된 조합원들은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인터뷰] 황계마을 지역주택조합원(5천만원 투자)

    “서희건설이 모집해서 하니까 사람들이 다 들어갔던 거에요. 서희측에서 여기는 지금 땅 부지 매입이 100% 다 매입이 됐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다. 다 지금 그 말만 듣고 저도 들어갔던 거고.”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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