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로스 장관과 이날 20분가량 나눈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핵심 동맹국인 한국산 철강이 미국 안보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설명하는 동시에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한미동맹에 기초한 공조가 긴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면서 한국에 대한 면제 조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의 답변 분위기에 대해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원론적 수준보다 훨씬 더 공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가 전방위로 나서고 있는 데다 양국 간에 쌓인 신뢰 등으로 볼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는 있다"고 전했다.
전날 워싱턴DC에 도착한 강 장관은 첫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의 오찬, 상·하원 의회 지도부 면담 일정을 소화한데 이어 이날 경질된 렉스 틸러스 국무장관을 잠시 만난 뒤 국무장관 대행인 존 설리번 부장관과 회담했다.
강 장관은 설리번 부장관과의 회담과 관련, "남북,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며 "한미 고위급 간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는 등 함께 긴밀히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취임하는 대로 조속히 만나는 방안에 대해서도 설리번 부장관과 공감했으며, 공석 중인 대북특별대표직의 조속한 인선도 요청했다.
강 장관은 전날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만나서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며, 현재와 같은 제재·압박을 유지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비핵화를 위한 여정을 이어가야 한다는 공통인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상·하원 의원들은 공히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북한이 이번에도 합의 파기를 반복하는 게 아니냐는) `건전한 의구심`(Healthy Skepticism)을 가지면서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상하원 의원들에게 "우리 정부도 20년에 걸친 협상을 통해 북한의 행태나 그에 대한 지식기반을 축적하고 있다"며 "과거의 실패를 뒤돌아보면서 같은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 비핵화 과제를 어떻게 가져갈지 좀 더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이방카 보좌관과의 오찬에서 "한반도 문제 및 한미 관계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면서 가족의 방한을 초청했으며, 이에 이방카 보좌관도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17일에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한 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외교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브뤼셀로 떠난다.
강 장관은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스웨덴 방문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이번 회의 기간 스웨덴 외교부 장관과의 별도 양자회담도 신청한 상태라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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