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2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자 충북 제천의 대표 혼잡 지역 중앙시장 인근 대로에 소방 지휘차와 펌프차, 구급차 등이 차례로 나타났다.
소방차를 발견한 일반 차들은 일사불란하게 바깥 차선으로 이동, 길을 터 줬다.
소방차는 뻥 뚫린 길을 따라 목적지인 제천역을 향해 막힘없이 내달렸다.
21일 오후 길 터주기 훈련하는 제천소방서 관계자들
평소 같으면 아무리 빨라도 10분 이상 걸리는 거리를 이날 소방차는 단 6분 만에 주파했다.
제406차 민방위의 날인 이날 전국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이 시행됐다.
지난해 말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겪은 제천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훈련이 이뤄졌다.
화재 참사의 아픔을 생생히 기억하는 시민들은 훈련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훈련에 참가한 한 소방관은 "과거 훈련 때는 출동하는 소방차를 보고도 멀뚱멀뚱 바라만 보는 운전자가 많았는데 화재 참사 이후 시민들의 의식이 변해 훈련 참여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제천의 한 영화관에서도 화재 상황을 가정한 긴급대피 훈련이 이뤄졌다.
21일 제천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긴급대피훈련에 참가한 시민들.
훈련에 참가한 시민들은 시설관리자의 안내에 따라 허리를 숙이고 옷과 손을 이용, 입과 코를 막았다.
불과 3분 만에 130여명의 시민이 비상구를 따라 대피했다.
한 시민은 "그동안은 민방위 훈련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내가 사는 지역에 큰불이 나고 보니 평소에 대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훈련에 열심히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제천에선 영화관을 포함해 대형마트와 요양병원, 고층아파트, 장애인복지관 등 5곳에서 긴급 대피훈련이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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