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증시라인]이코노미스트의 시선, 美·中무역전쟁 대응전략

입력 2018-03-28 15:40  

    - 앵커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출연 :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Q.> 말그대로 롤로코스터 장세입니다. 어떻게 봐야하나요?

    홍춘욱 :

    증시 폭락사태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주식시장은 자주 폭락하며, 경기침체가 닥칠 때에만 폭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87년의 블랙 먼데이 발생으로 '불황'에 대한 공포가 높아졌지만, 정작 경기침체는 1990년 7월에 시작되었다. 뿐만 아니라, 1995년의 일본 한신 대지진, 1998년의 LTCM 파산,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인한 주가 폭락사태는 역사적인 '저가매수'의 기회였다. 실제로 주가 폭락사태의 '저점' 이후 1년 만에 다우지수는 평균 27.9% 상승한 바 있다. 결국 즉 모든 주가 폭락이 경기하강의 신호인 것은 아니며, 이번 주가폭락 과정에서 가장 집중해서 보아야 할 것은 바로 '경기침체'의 발생 가능성이다.



    '저가매수'의 기회라고 생각했던 역사적 사건 25번 중 폭락사태로 이어진 것은 7번 수준.

    7번의 폭락이 있었던 시기에도 공통점이 있음. 바로 중앙은행이 분노하던 시기라는 것.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경제 전방에 물가 상승 압력이 부풀어오를 때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시도.

    <미국의 설비투자 증가율/S&P500 주당 순익>



    미국의 물가는 높지 않은 상태. 기업의 투자가 과열되고, 그것이 기업 실적의 악화로 이어지던 시기에 시장이 불황으로 가게 되고, 인플레이션율이 급증해왔음.

    그러나 2015년부터 2017년 사이에 기업의 설비투자는 오히려 (-)상태로 떨어졌었고, 기업실적도 당시 부진하다가 17년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했음

    경기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타겟팅하고 있는 개인소비지출 디플레이터이 1.5% 물가상승에 그치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연준이 공격적 금리 인상을 할 것 같지 않다는 이유로 설명할 수 있음. 이제 경기가 어려운 시기를 거쳐 회복시기에 접어든 상황이지 과열의 시기는 아님.

    Q.> 경기는 박사님 말씀대로 회복시기라고 하지만 주가는 에너지를 분출했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홍춘욱 :

    S&P500 주당순이익은 현재 15% 수준. 기업이익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고, 기업들의 투자도 이제 회복기이므로 공급과열에 대한 우려도 아직은 시기상조. 지금의 주가는 펀더멘털이 받쳐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할 것.

    경기하강을 유발하는 요인이 비단 '인플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의 투자가 과도해 공급과잉 상황이 심화되고 기업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때에도 경기 하강이 출현할 수 있다. 선진국 기업의 설비투자는 2015~2016년의 부진에서 이제 막 벗어난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공장가동률은 77.6%에 불과해, 2000년 이후의 평균(77.0%)에 그치고 있다. 다시 말해 과도한 공급과잉이 존재하기 보다, 아직도 기업들의 투자 수준은 2000년대에 비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Q.>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1930년대처럼 무역전쟁 속에 함께 붕괴될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홍춘욱 :

    당시 많은 국가들이 관세를 경쟁적으로 부과하면서 공황이 일어났던 것. 지금의 관세 전쟁은 제조업 일자리를 더 확보하기 위한 방책.

    중국의 대미 수입 상위 품목 TOP3가 항공기, 각종 전자제품 부품, 자동차.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전자제품 부품에는 관세 보복을 할 수 없을 것. 부품 가격 올라가는 순간 중국에게도 타격이 클 것이기 때문.

    그러나 항공기와 자동차 부분에서는 중국이 관세 전쟁을 펼치기 좋은 재료. 굳이 미국산이 아니더라도 대체재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

    이 산업에 대한 중국의 보복은 미국 입장에서 시장점유율의 하락은 물론 취업자 급감의 충격으로 이어지기에, 중국 역시 막강한 협상력을 보유한 것으로 볼 수 있음.

    <전세계 교역량 대비 비관세장벽 조치 대상 품목 비중>



    1990년 이후 비관세 장벽의 대상이 되는 품목이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2000년대 초반 미국 부시 행정부 시절 세이프 가드 조치가 남발되었으며, 심지어 자유무역을 주창한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한국산 냉연강판 제품에 대해 최고 64.7%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매기는 등 비관세장벽은 날로 강화되어 왔음.

    즉,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무역전쟁'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끊임없이 비관세장벽이 높아졌으며, 또 한국이나 독일 등 세계적인 수출기업들은 이에 대응해 자유무역협정(FTA)를 맺거나 혹은 현지 생산 물량을 증가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응해 왔음.

    특히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이 미국에 대응할 강력한 무기를 지니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간 무역 전쟁이 끝없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더 나아가 1930년대와 달리 '금본위제'가 폐지되어 각국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위험에 대응할 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미·중 간 무역 전쟁 우려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혼란은 너무 과도한 것으로 보임. 따라서 당사는 미·중 간 무역 전쟁 공포가 확산될 때마다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려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됨.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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