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기각에 유감"...두 번째도 구속 피한 안희정

입력 2018-04-05 08:16  

성폭력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박승혜 영장전담판사는 서울서부지검이 지난 2일 청구한 안 전 지사의 구속영장을 5일 오전 1시 30분께 기각했다.

박 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해 다퉈 볼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가 있다거나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에 대한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과 강제추행,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달 23일 처음 청구했으나 28일 심사에서 기각됐다.

당시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곽승섭 영장전담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춰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지금 단계에서는 구속하는 것이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각 사유를 밝힌 바 있다.

이후 검찰은 고소인 추가 조사 등 보강수사를 벌인 다음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며 지난 2일 영장을 재청구했으나 또 한 번 법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검찰은 앞으로 두 번째 고소인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 고소 내용에 대한 조사를 보강해 안 전 지사를 불구속 상태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그간 "(두 사건 모두) 합의에 의한 관계였고 증거를 인멸하지도 않았다"며 혐의와 구속 필요성을 반박했고 박 판사는 이를 인정했다.

고소인들을 돕는 단체인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이날 오전 "영장 기각에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 신속한 기소 및 공정한 재판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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