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살찐 손가락

입력 2018-04-10 16:14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살찐 손가락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겨울 같은 주말을 보내고 다시 날씨가 따뜻해졌습니다.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도 이젠 절정을 지났더군요. 어제 하루 종일 증권가는 이 손가락 얘기로 분주했습니다. 다들 아십니다 만 삼성증권의 배당오류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이걸 오백만 주나 내다 판 직원들은 도대체 왜 팔았을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감독당국에서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니까 자초지종은 기다려 보시죠. 너무 앞서가서 섣부른 예단을 하지는 마십시다. 그러나 꼭 한가지는 아쉽습니다.

    바로 이 손가락 얘깁니다. 팻 핑거 오류 즉 이 손가락이 컴퓨터 자판의 버튼 보다 크고 두꺼워서 결정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얘기죠. 여러분들께서도 아마 한두 번 실수해보셨을 겁니다. 컴퓨터로 휴대전화로 주문을 내시면서 매수를 매도로 해보기도 하셨을 거고 아마 백주를 주문 내려고 했는데 천주로 나가서 당황했던 경험들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 여러분 계좌에 만약 수백억 원이 잇는 분들이 아니라면 100주를 백만 주로 잘 못 주문을 내면 어떻게 됩니까? 아마 예외 없이 현금이 부족합니다 라고 경고창이 뜨고 주문자체가 안 들어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증권회사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증권회사의 한군데인 삼성증권에서는 발행 총 주식의 몇 배나 되는 주식을 2천여명의 직원들에 입고를 시켜도 왜 그런 제어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을까요?

    숫자를 다루는 사람이 실수할 수 있기에 사람이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을 당사자가 아닌 써드 파티가 모니터링하게 하면서 치명적인 오류를 막고 있는 거죠.

    이번 사태는 삼성증권 내부 관리의 문제기도 하지만 우리사주 조합원 분에 대한 현금배당금 지급에는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하지 않아도 되어있는 시스템의 문제기도 합니다. 현금 배당을 하겠다고 들어가서 주식배당을 해도 이것이 지급이 됐고 이른바 써드 파티의 더블 체크 대상에서도 빠졌다면 이건 심각한 시스템의 오류입니다. 더 이상 두꺼운 살찐 손가락을 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금융회사는 일반 회사와는 다릅니다. 금융회사의 사고를 금융사고라고 합니다. 금융사고는 금융시스템을 마비시키거나 훼손시킬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금융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에 우리 한맥 투자증권이 단순한 주문 실수로 실제로 문을 닫았고 유서 깊은 영국의 베어링은행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적이 있습니다.

    감독당국에서는 사선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은 그대로 하되 이미 노출된 헛점은 지체 없이 보완해야 할 겁니다. 더불어 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많은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금지해 달라는 청원을 하고 있는지도 진지하게 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공매도 그것도 차입 공매도는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장 제도입니다.

    그러나 정보력과 분석력이 뛰어난 기관 투자가와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있는 현재의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그런 교과서적인 설명이 설득력을 갖기 힘들 겁니다. 저는 26년간 자본시장에 있으면서 유령주식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어찌 보면 삼성증권을 넘어 우리 자본시장에 수치스러운 용어입니다. 불신의 상징이니까요.

    이번 사고가 그저 몇몇 증권회사 직원의 실수와 도덕적 해이 그리고 회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의 문제로 그치지 말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훨씬 페어한 게임의 룰을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더불어 더 이상 이 살찐 손가락을 탓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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