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크게 올랐습니다. 보아 포럼 개막연설에서 시진핑이 먼저 전쟁중단을 제의했습니다. 바로 트럼프가 원하는 걸 거의 다 들어주겠다고 공식적으로 얘기했습니다.
"자동차 등 주요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금융 시장을 개방하는 등 중국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고 했고 지적 재산권의 보호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뭐가 남았습니까? 글쎄요, 일견 트럼프가 요구한 것 대부분 다 하겠다는 거죠?
미국 내 투자, 미국 물건 사오겠다는 건 이미 오래 전에 약속한 바가 있으니까요? 전쟁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트럼프도 즉각 화답을 보냈습니다. 자신의 트위터에 "시진핑 주석의 관세와 자동차 (무역) 장벽과 관련된 사려 깊은 발언, 그리고 지적재산권 및 기술 이전에 대한 깨달음에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우린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족한다는 뜻이고 더 이상 전쟁을 얘기할 이유는 없다는 뜻입니다.
양국 정상의 입을 통해서 무역전쟁의 종전이 선언된 것입니다. 일견 중국의 항복 선언인 듯 하지만 전 세계가 중국의 패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졌다면 일부러 져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의 증시라인에서는 미중간의 무역전쟁의 우려가 부각될 때 마다 전쟁 나지 않는 다, 파국은 없다라고 일관되게 말씀 드려왔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무역전쟁으로 인한 대공황의 재앙으로 갈 것이라는 얘기도 과장된 괴담일 뿐이고 그런 두려움 때문에 주식을 내다 팔 필요는 없다고 말씀 드려왔습니다. 트럼프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최근 들어 지지율이 많이 올랐습니다.그럼 중국의 시진핑은 체면을 구겼습니까? 아닙니다. 트럼프의 억지를 들어주는 모양새를 갖추면서 포용적인 글로벌 리더로 자리잡고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지도국이 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말씀 드렸죠? 올해 11월에 상해에서 대규모 수입박람회를 열어 중국 시장을 열기로 했습니다. 미국에만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문호를 여는 것입니다.
마침 트럼프에게 또 다른 전선이 생겼습니다.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를 지원한러시아가 딱 걸린 거죠? 안 그래도 트럼프는 러시아 스캔들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으니 화학무기라는 반인륜적인 이벤트에 걸린 러시아는 중국에 승기를 잡은 트럼프에게 새로운 전쟁의 대상이 되기에 딱 맞는 상대죠.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드라마를 쓰려고 해도 어떻게 이렇게 절묘한 시나리오가 나올까요? 시진핑은 11월에 있는 중간선거의 승리를 위해 밖으로 미국사람들의 애국심을 고취할 적절한 전쟁 상대방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북한이었고 중국이었고 이제는 시리아와 러시아입니다. 시리아와 러시아의 경우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지만 정의로운 트럼프가 될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럼 11월 중간 선거를 위한 트럼프의 다음 행보는 뭘까요? 바로 김정은과의 담판입니다. 어제부터 북미가 정상회담의 시동을 걸었죠? 앞으로 한달 반쯤 남은 이 담판을 통해 트럼프는 중간 선거의 확실한 승기를 잡으려고 할 것입니다. 북핵의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폐기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저는 일부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북한이 워싱턴과 평양에 대사관을 만들 것이라고 봅니다. 수교입니다. 이 담판은 트럼프에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자라는 이미지를 줄 것이고 부동층은 그의 강한 리더십에 표를 줄 수도 있을 겁니다. 둘 간의 담판은 성공과 실패 두 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담판에 유보는 없습니다. 실패해도 트럼프에겐 또 다른 카드가 있습니다. 바로 근사적인 옵션입니다. 어쩌면 트럼프에게 북미정상회담은 이미 이긴 게임이고 꽃놀이 패입니다.
그래서 다시 증시를 봅니다. 트럼프가 다양한 전쟁에서 승기를 잡으면 지지율이 오르고 중간 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그 만큼 높아집니다. 동시에 시장은 다시 안정감을 가지고 상승의 시동을 걸 겁니다. 트럼프는 시장의 위험인자이면서도 버팀목이자 주체이기도 합니다. 모순입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싫어도 내심 응원하게 되는 요상한 상황입니다. 어제 KTB김한진 박사와의 대화에서도 나왔죠? 이제 장에 집중할 때입니다. 시장 밖의 소란에서 한 걸음 벗어나서 여러분의 포트폴리오 그리고 이 시장의 밸류에이션그리고 그것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의 향배에 대해 더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17년 만에 최고치를 친 실업률에 벌써부터 올해 이 추세로는 3% 성장 어렵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정부도 기업도 그리고 우리 투자자들도 정말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지 한번 돌아볼 때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