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평양에서 열린 1·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우자를 어떤 석상에도 참석시킨 적이 없다.
김정일의 사실상 네번째 부인이었던 김옥은 김정일의 중국·러시아 방문에 동행하기도 했지만, 공식 배우자 자격은 아니었고 북한 매체에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배우자로서 리설주의 존재와 역할을 전면에 부각하는 변화를 보여왔다.
리설주는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의 각종 공개 일정을 수행한 데 이어, 집권 후 첫 외국 방문이었던 지난달 25∼28일 방중에도 동행해 연회·오찬 등의 일정에 참석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의 상대 역할을 한 것이다.
리설주는 3월 5일 김 위원장과 우리 대북특별사절단의 만찬에 동석했고, 이달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도 김 위원장과 함께 관람하는 등 최근의 주요 남북교류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김정은 부부가 함께 외교 석상에 나서거나, 외교 과정에서 리설주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북한도 다른 나라들과 같은 방식으로 외교를 수행하는 `정상국가`임을 대내외에 선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북측이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이런 효과를 노린다면, 1·2차 회담 때와 달리 이번에는 `부부동반` 형식의 만남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별도로 남북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회동`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이 실무적 성격이고, 회담이 열리는 판문점도 비교적 제한된 공간이기 때문에 남북의 퍼스트레이디가 함께할 만한 일정이 마땅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리설주를 동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북한은 리설주의 동행 여부를 회담이 임박해서야 우리 측에 통지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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