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물벼락 갑질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그의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폭로까지 나오면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의 반응에 이목이 쏠린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6일 국회 상무위원회의에서 “조 전무의 폭언은 일상사였고 갑질 이상의 폭력이었다”면서 “조 전무는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경영에서 물러나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땅콩회항 사건의 조현아 전 부사장처럼 조 전 무도 몇 년 지나면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이 악순환을 끊어내는 길은 조씨 형제들이 대한항공과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밖에는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왕족처럼 살아오며 최소한의 인격도 갖추지 못한 재벌 3세들에게 경영권을 준 한진 재벌의 문제”라면서 “대한항공이 나라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훼손시켜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 행위를 반성한다면 조씨 형제의 경영 퇴진이라는 근본적 쇄신책을 내놔야 한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같은 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사건에 대해 비판했다.
추 대표는 “재벌 2, 3세들의 갑질 논란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조현민 전무의 갑질은 국민들에게 또 다른 충격을 줬다”며 “정부는 조양호 일가에 대해 국적기의 명예를 부여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벌의 반복되는 갑질 행태는 국민적 공분과 재벌 개혁에 대한 공감대만 높이고 있다”며 “재벌이 나라와 국민의 희생으로 쌓은 금자탑에 책임감 대신 천박함으로 일관한다면 경제를 생각해서라도 패널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또 “금수저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경영능력과 윤리의식이 부족해도 경영권에 무임승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조 전무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장정숙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장정숙 대변인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욕설과 폭행 파문은 재벌 폐단의 끝판왕”이라면서 “대한항공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국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의 주인은 조씨 일가가 아니라 주주다. 그럼에도 조씨 일가는 한 줌의 주식으로 회사와 직원을 자신의 사적 소유물로 여겨왔다”며 “특히 대한항공의 제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소위 ‘오너 리스크’로 대한항공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거수기 역할에만 충실해 왔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조씨 일가가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며, 조씨 일가 행태에 대해 강력한 법적, 경제적, 그리고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대한항공의 국적기 혜택도 전면 재검토해 국민을 업신여기는 기업이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조현민 전무로 추정되는 여성의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을 공유하며 “조현민 대한항공 사무실 폭언 음성파일 원본 소름 돋는다”면서 “이 분 고함소리를 들으니 임원을 시킬 게 아니라 입원을 시키는 게 좋겠다”고 비판했다.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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