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강남 전세가 10주째 하락…역전세난 우려

이근형 기자

입력 2018-04-20 18:39  

    <앵커> 한주동안의 주요 부동산 이슈를 알아보는 이슈포커스 시간입니다. 이달들어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강남지역 역전세난 우려에, 다음달 재건축 부담금이 처음 부과된다는 소식까지 들립니다. 부동산부 이근형 기자와 차례로 알아보겠습니다.



    [강남 전세가 10주째 하락…역전세난 우려]



    <앵커> 강남지역 아파트가 요즘 전세가격이 많이 떨어졌나보죠? 어떻게 보면 강남이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라고도 할 수 있는데 말이죠.

    <기자> 그간 매매가 상승과 함께 가파르게 증가하던 아파트 전세가격이 10주째 빠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에도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는 0.12% 하락해서 올들어 현재까지 -0.9%. 서초(-1.92%), 송파(-2.21%), 강동(-1.3%) 등 강남지역만 유독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이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긴 하다. 이번주 강남구 전세가 지수는 99.6인데, 여전히 지난해 10월 수준보다도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앵커> 폭락 수준은 아니지만 전세가격이 꾸준히 떨어지고는 있다는 건데, 호가가 그렇다는 얘기인가요 아니면 실제로 거래되는 전세아파트도 그렇게 가격이 떨어지고 있나요?

    <기자> 실제 거래된 내역을 보면 서초구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 84제곱미터, 1월과 2월에 각각 12억원에 거래됐던게 이달에는 11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한달새 1억이상 떨어진 것. 강남구 은마아파트 95제곱미터도 1월에는 4억내지 5억에 전세가 거래됐던게 4월들어 3억원대 전세 계약이 나왔다. 아직은 이렇게 실제 계약이 낮은 가격에 체결되는 사례는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신축 아파트 전세가 호가가 3억원씩 빠지기도 하는 등 변화의 조짐은 뚜렷하다.



    <앵커> 역전세난이라는 게 전세 세입자를 잘 못 구하는 상태를 말하는 거잖아요. 강남은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건가요? 이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여러 가지 요인들이 제기가 되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입주공급물량이 대거 몰려있다는 점이다.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가 이달 입주를 시작했고 아크로리버뷰, 신반포자이, 반포래미안아이파크 등등 입주가 대거 예고돼 있다. 특히 12월에 송파헬리오시티가 들어서는데 무려 9,500가구 초 대단지다. 이런 아파트들이 벌써부터 세입자 구하기에 나서면서 전세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수도권 곳곳에 신규 분양물량이 많기 때문에 높은 전세가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수도권 분양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앵커> 공급이 쏟아져 나오는 것만큼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도 없겠죠. 이제 방학 이사철도 마무리됐기 때문에 전세수요 역시 줄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렇게 전세가격이 낮아지면서 과거에 갭투자를 했던 사람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기자> 지난해 8.2부동산 규제에서 양도세 비과세에 2년 거주 요건이 생기면서 갭투자의 매력이 사라져버린 게 사실인데, 대책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 전역에 갭투자가 워낙 많았다. 이런 분들 앞으로 전세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줄 돈이 없어지는, (전세가 하락하면서 새로운 세입자한테 보증금을 적게 받기 때문에) 그래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라는 게 시장의 우려다.

    하지만 당장 강남지역 갭투자자를 걱정할 단계까지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일단 대부분 강남 아파트가격이 최근 1~2년새 거의 폭등했기 때문에 전셋값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추가 담보대출로 충당할 수 있고, 또 여차하면 고가에 처분도 가능하다. 그리고 앞서 설명드린 대로 아직까지는 전세가 하락폭 그렇게 크지 않다. 당장 서초 래미안 84제곱미터를 보면. 이달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47%다. 2년전에 80%. 엄청 전세가가 낮아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세가는 거의 그대로고 매매가가 9억에서 15억으로 크게 높아졌다.

    <앵커> 내가 갭투자 한 아파트의 가격이 엄청 뛴 경우라면 전세가가 하락해도 아직까지 위험한 상황은 아닐 수 있다라는 건데, 그렇다하더라도 앞으로 전세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갭투자 했던 아파트들이 급매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송파 지역을 중심으로 무리한 갭투자에 나선 분들이 더러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매수후에 매매가는 별로 안오르고 전세가는 많이 하락한 단지라면 기존 세입자와 계약기간을 연장한다고 하더라도 세입자가 전세금 일부를 돌려달라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 자금여력이 안되는 집주인이라면 결국 대출을 더 받거나 집을 팔아야 하는데 이렇게 급매물이 나오면 매매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갭투자 매물의 처분을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세금을 꼼꼼히 따져보셔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를 통해 들어보자.

    [인터뷰] 서동한 KB금융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주택가격 자체가 본인들이 생각했던 기대수준 이상은 올라와있을거에요. 본인들의 자금사정을 고려하셔서 적절히 매각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워낙 단기간일 경우 현재시점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세라든지 이런 부분에 의해서 본인이 실질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수익자체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익률을 고려하면서 접근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위헌소송 각하]



    <앵커> 서울 부동산 시장 과열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던 재건축 단지들은 요즘 이 소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위헌 소송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죠?

    <기자> 잠실주공5단지를 포함한 11개 재건축 조합이 환수제가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헌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헌이 아니다 라는건 아니고, 아직 부담금 부과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권 침해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것. 부담금 여부가 파악이 되는 준공인가 시점 후에야 헌재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이에따라 다음달 예정대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앵커> 어떤 단지들이 부과 대상인가요?

    <기자> 작년말까지 관리처분 신청을 못한 단지들이다. 첫 번째는 반포현대, 또 반포주공1단지 3주구, 강남구 대치쌍용2차 가 부담금 부과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당초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 부담금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 평균 4억4천에서 심한 곳은 가구당 8억4천까지 부담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봤었는데, 부풀려진 감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는 예상의 절반에 못미칠 것이다라는 시각도 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소식이 재건축 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군요.

    <기자> 당장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매매가가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를 보면 서울에서는 강남 4구와 노원구만 매매가 하락이 두드러졌는데 역시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재건축 단지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게 한국감정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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