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항공 경영진 교체를 위해 소액주주들이 지분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내용, 어제 보도해드렸는데요.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사태로 성난 민심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은 12.68%, 한진칼 지분은 11.58%입니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엔 국민연금이 주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해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국민연금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해임안건을 제안하고 주주총회 소집청구를 할 수 있다"며 "주주제안이 힘들다면 대한항공 주식이나 대한항공 발행 채권을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문제는 민심과 정치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주주제안 권리를 행사하려면 지금으로선 약식보고 특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주식 지분 5%이상 보유 주주는 지분 변동시 5영업일 이내 보고해야 하는, 소위 '5%룰'을 적용받지만, 지분 보유목적이 경영참여가 아니라 단순투자일 경우엔 약식보고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약식보고 특례를 포기할 경우 투자전략이 노출되고, 시장 안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하반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 전까지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기 힘든 이유입니다.
한편, 한진그룹 계열사가 행동주의 펀드들의 멋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난 23일과 24일 이틀 간 한진칼 주가는 약 11%가량 올랐는데,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한 사모운용사가 한진그룹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분을 취득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