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관광객 출입통제를 위해 검문소까지 설치했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28일 베네치아로 통하는 출입 지점 2곳에는 회전문으로 된 검문소가 설치됐다.
베네치아 경찰은 5월 1일 `근로자의 날` 휴일 주간 동안 해당 검문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베네치아를 찾는 인파가 관리가 어려운 수준으로 많아질 경우 현지 주민만 통과를 허용하고, 관광객은 베네치아 중심부인 산마르코 광장으로 이어지는 다른 다리를 통해 가도록 할 방침이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는 그 역사적인 중심가를 폐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 일부 경로를 차단, 밀려드는 인파를 관리하기를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베네치아시 대변인은 지난 29일 주말 동안 인파가 늘어났지만, 최소한 현재로서는 관광객들이 검문소를 자유롭게 통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치아는 최근 몇 년 사이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임대료 상승 등으로 주민들의 일상이 위협받고 있다.
매년 2천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과 함께 거대 기업의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몰려들면서 주민들의 주거지와 현지의 정체성을 지켜온 전통적인 상점, 공방들이 급속히 밀려나고 있다.
이에 베네치아에서는 `관광객은 꺼져라`라는 문구가 담긴 전단이 도심 곳곳에 배포되는가 하면 관광객에 반대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검문소 설치 역시 반발에 부딪혔다.
그동안 한 번에 관광객 수천 명을 태우고 오는 대형 크루즈선이 베네치아에 정박하는 것을 반대하는 운동을 폈던 한 단체는 검문소 설치는 해결책이 아니라면서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는 페이스북에 "중요한 것은 베네치아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유출을 되돌리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다시 살 수 있도록 하고,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문화 수도가 돼야만 베네치아를 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치아 인구는 지난 세기에 17만 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5만3천 명으로 급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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