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란 핵 협상 탈퇴와 함께 유가가 결국 70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고요, 미국금리는 또 다시 국채 10년 물 기준으로 3%를 다시 돌파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나미 아르헨티나는 기준금리를 40%까지 올렸지만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달러를 못 메워서 IMF로부터 긴급 대출을 받게 됐습니다. 금융시장에 신흥국 발 6월 위기설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미국 주식시장은 사흘 째 랠리를 이어가고 있고 서유럽 국가들의 주식도 올랐습니다. 선진국과 신흥국 자산 시장의 틈새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추세가 되고 그 추세의 끝에 말씀 드린 위기가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미국 장기금리와 국제유가의 급한 상승세를 보는 투자자 여러분들의 속내는 편치 않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로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꼭 1년이 됐습니다. 가끔 정부 출범이 1년이 채 안됐다는 얘기를 하면 듣는 분들이 정말 그랬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만큼 지난 1년간 국내외 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금도 큰 변화의 파고를 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외견상 보이는 지난 1년의 성적은 좋습니다. 성장률은 오랜만에 3%를 회복했고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작년의 극심한 지정학적 리스크 기간에도 우리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작년에 우리 수출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주요국 중에 연간 상승률로 1등을 했습니다. 지금 국제 투자가들에게 냉대를 받고 있는 아르헨티나나 터키와는 질적으로 그리고 양적으로 많이 다릅니다. 지표로 나타나는 건전성으로만 보면 우리는 이제 신흥국이 아닌 선진국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아직 엄연한 신흥국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식 시장 아직 엄연한 신흥국 시장입니다.
어쩌면 지금부터 몇 년이 우리가 그 숙명 같은 신흥국 딱지를 땔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일 수 있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남북, 북미 관계 개선이 북한 핵과 대량 살상 무기의 완벽한 해체와 함께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진통은 잘 극복하고 그 결과물은 제대로 취한다면 우리는 전혀 다른 대접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당장 취약한 신흥국에서 빠져 나온 선진국 투자자금이 본국으로 바로 들어가기 보다 차별화된 퀄리티와 성장세를 보여 주는 선진국 후보국 대한민국으로 들어와 머물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의 집중 매수세도 그런 성격일 가능성도 있죠.
2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 앞에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전이 있습니다. 부진한 고용과 내수 소비 그리고 금리와 유가의 상승세 같은 국제 금융 시장의 변수들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져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방향성은 나쁘지 않습니다.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경기에 완연한 회복세의 유럽 그리고 유가상승으로 모멘텀을 맞고 있는 산유국과 자원 부국들……우리 수출 시장이 나쁘지 않고 한중 관계도 크게 보아 회복세가 뚜렷해 지면서 중국인들에 의한 내수 진작도 기대할 만 합니다. 이제는 디테일입니다. 정부 마다 큰 줄기의 경제 정책의 방향을 가집니다만 그 정책이성장과 분배로 이어져 국민의 삶이 실질적으로 좋아지게 하려면 유연해야 하고 현장감이 있어야 합니다. 길고 경제 정책을 운영하는 주체들 간의 균형감도 중요합니다. 소득주도성장, 공정 경제, 혁신 성장이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 가치입니다. 대통령도 수 차례 언급했지만 어느 것 하나 차별적으로 중요하거나 덜하지 않습니다. 때에 따라 경제 환경에 따라 혁신 성장에 더 방점을 둬야 할 국면도 있을 겁니다. 이 세가지 가치를 균형 있게 추진하면서 4년 이후에는 우리 경제 더 이상 신흥국 경제가 아니라 신흥 선진국 경제가 되고 우리 시장 더 이상 이머징 마켓이 아니라 선진 시장이라는 대우를 받게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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