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로드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1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글로벌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미중 간 통상 마찰 상황을 지켜봤을 때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무역전쟁에 근접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로드릭 교수는 1980년대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철강, 자동차, 오토바이, 목재, 섬유, 소비가전재 등 모든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서 많은 이들이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걱정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글로벌화에서 다음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던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로드릭 교수는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라 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미중간 무역 갈등이 오히려 각국 경제를 레벨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레이건 정부때와 다르게 오히려 자국민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할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야오양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장은 다른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야오양 베이징대 연구원장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그 중심에는 `기술 전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M&A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 국방부가 자국 내는 물론 전 세계 미군기지에서 중국 화웨이(華爲)와 ZTE(中興通訊)가 제조한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며 "특히 화웨이의 경우 중국 첨단 기술의 총집합체로 간주되는 만큼, 이는 중국인에게 있어 미국이 전쟁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는 행위"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야오양 연구원장은 "미중간 통상 갈등이 무역전쟁으로 격화될 경우, 중국이 미국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미국이 중국에 제재를 가할 경우 중국은 미국에 보복할 수 있는 이빨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수출물량의 1/5(지난해 기준 5,030억 달러) 대미 수출인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은 1,300억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특히 한국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민간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중간 갈등이 무역전쟁으로 번질 경우 한국 수출 규모는 최대 6.4%까지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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