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중 잣대' 논란…법 따로 회계 따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법적으로는 지배력이 있는 자회사로 편입해 놓고 회계처리에서는 지배력이 없다는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논란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3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시 지연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관련법상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주회사로 지정돼 있다"며 "공시 위반에 따라 상장공시위원회 의결에 따라 과징금 800만원을 부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한국거래소의 과징금 부과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납부했다는 데 있습니다.
유가증권시장공시규정 제34조의 규정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내용에 대해 이의 신청을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에 대한 공시지연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과 관련해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과징금을 납부했다"고 말했습니다.
공정거래법상 자회사는 다른 회사에 의해 지배·종속되고 있는 기업으로, 자회사의 주식은 지배회사(특수회사 또는 모회사)에 의해 소유되고 있습니다.
즉, 자회사는 지분율이 50% 이상 소유하고 경영상 이사진 구성 등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말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근거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을 근거로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전환했습니다.
법적으로는 지배력이 있는 자회사인데, 회계처리로는 지배력이 없는 관계회사로 분류,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이에 대해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종속회사와 관계회사를 구분하는 것은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져 처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대기업집단 지정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주회사, 실질적인 지배회사로 분류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바이오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법망을 피해 회계 처리를 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편,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감독원에 `회계처리 규정 위반` 근거를 알려달라고 15일 공식 요청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일 홈페이지에 김태한 사장 명의를 통해 "지난 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령한 `조치사전통지서`에는 회계처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행위의 구체적 근거 및 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