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너무 부지런한 트럼프

입력 2018-05-30 16:13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트럼프 대통령 참 부지런합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가지고 김정은 위원장과의 샅바싸움에 승기를 잡는가 싶더니 이번엔 다시 중국에 한방 먹이고 나섰습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대충 마무리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서 중국에서 수입하는 첨단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안 그래도 이틸리아와 스페인의 정정 불안으로 흔들리던 미 증시의 낙폭을 키웠는데요, 이쯤 되니까 중국을 대하는 트럼프의 속내를 읽을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갑작스런 관세 부과도 따져보면 북미 정상회담에 중국의 존재감을 확보하려고 다롄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예고 없이 열었던 시진핑 주석에 대한 징계의 성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정상회담의 취소를 알리는 편지를 씀과 동시에 시진핑 주석에게는 무역 보복의 재개를 통보를 계획했다는 거죠.

    결국 중국을 비롯한 어떤 나라도 미국의 국가 이익에 침해를 해온다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에 미중간의 무역 전쟁은 중국의 일정한 양보와 미국의 명분 살리기라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상징합니다.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북미 정상회담의 준비과정에서도 그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형식적인 정치적인 성과로 만족하지 않고 미국 국가 이익의 완전한 달성에서 한발자국도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을 재 천명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사실 이런 미국의 외교적 입장을 트럼프만의 전유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미국은 2차대전의 승리로 세계 최강의 지위를 궂힌 이후에 2위국가의 부상에 대해 가혹한 견제를 통해서 독보적인 위상을 지켜왔습니다.

    1970년대 소련의 급부상을 냉전체제로 이끌어 결국 소비에트 체제의 붕괴로 이끌었고 80년대 일본의 경제적인 번영과 미국 시장의 침투를 플라자 합의라는 전대 미문의 환율 조정을 통해 꺾음과 동시에 일본에게 잃어버린 20년을 통해 번영의 씨를 말리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중국의 차례입니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의 피봇 투 아시아 정책은 아시아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에 대항하기 군사외교 정책이었다면 트럼프는 자기의 전공을 살려서 경제적인 압박 정책을 보호무역주의 통해 실천하고 있는 겁니다. 2위 국가 중국에게 2위 정도로 만족하고 감히 G2나 2강의 욕심을 버리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 거죠.

    중국이 미국과 트럼프의 이런 의도를 모를 일이 없기에 시진핑도 맞선은 가하다가도 꼬리를 내리고 양보를 하고 해왔던 것이죠. 중국몽과 중국 굴기를 버리고 다시 도광양회를 내세우는 이유입니다.

    이런 면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과 개방에 대한 회유도 미국의 중국 죽이기 프로젝트의 일환일 수 있습니다. 북한이 개방하고 미국과 무역하고 교류하는 평화 체제가 정착된다면 중국의 한반도 북부를 통한 동북아시아의 지배권에 심대한 상처를 줄 것이고 미국의 중국 압박은 그야말로 턱밑까지 치고들어가는 형국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한반도 내에서의 지정학적인 유불리를 떠나서 혈맹이자 후원국으로서북한에 대한 중국의 위상과 체면에 심대한 훼손을 가져다 줄 것이고 이는 일대일로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를 연결해서 미국을 포위하려던 중국의 의도가 한낮의 백일몽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줄 겁니다.

    미국의 절대적인 권위와 실력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면서도 미국의 경제적인 실리를 취함으로써 트럼프 자신은 국내에서 정치적인 위상을 굳건히 하면서 3020년 재선의 성공이란 정치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일 겁니다.

    그래서 두 가지의 간단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트럼프는 압박도 하고 협박도 하겠지만 북한을 안고 갈 것이라는 겁니다. 그것도 종전이나 평화협정 정도가 아니라 북한의 개방을 이끌어내서 중국의 영향력 아래서 완전하게 나오게 하려고 하는 겁니다.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은 그래서 성공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고 지금 우리 시장의 화두인 남북 경협이나 북한 개방 관련주들의 시세 분출이 그저 단순한 테마주의 성격을 뛰어넘는 다고 보는 시각의 배경입니다. 두 번째는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의 완전한 항복선언이 나올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시진핑의 중국도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기에 양국의 갈등과 분쟁은 가히 전쟁이란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까지 치달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번처럼 합의가 된 듯하지만 또다시 붉어져 나오고 잠복했다가 다시 재발하는 암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그 와중에 우리의 대미 수출도 덩달아 고난의 길을 갈 가능성이 크고 중국으로의 수출도 당연히 힘들어 질 것입니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그저 견제 수준으로 그치기를 바라지만 역사는 그렇지 않았고 어쩌면 중국이 경제적 위기 국면까지 가고 나서야 끝날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이것이 중국발 위기론의 연원입니다. 너무 멀리 나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고 트럼프는 그 어떤 미국대통령 보다도 이런 시나리오를 실천에 옮길 힘과 정치적 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있는 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을 것 같습니다.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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