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장기 레이스

입력 2018-05-31 15:20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벌써 오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통상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죠? 실제로 아마 일년 중에 가장 좋은 날씨고 또 모든 수목이 새롭게 푸르러 지는 신록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오월을 가장 좋아합니다만 여러분들의 지난 5월은 어떠셨습니까?

    아마 투자의 세계에서 지난 5월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을 겁니다. 북미 정상 회담이라는 메머드급 재료가 시장을 지배했지만 갑작스런 남북 고위급 회담의 취소에 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까지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지난 5월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5월의 마지막에 돌아보니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바라보게 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이제 거지반 8부 능선은 넘어가는 분위기죠?

    지금 뉴욕에서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만찬을 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라고 했고 북미 간의 실무 접촉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살얼음 판 같던 북미정상회담의 성사 여부가 조금씩 두꺼운 얼음이 되어 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김영철이 이틀간이나 북경에 체류하면서 기다리다 결국은 뉴욕에 왔다는 것입니다. 항공 스케쥴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은 그간 판문점에서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실무 회담의 결과를 기다렸다가 뉴욕 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봐야죠. 실무 협상의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 후 김영철 부장을 만나러 뉴욕에 왔는데 두 사람의 첫 만남이 만찬입니다. 저녁 식사를 하는 겁니다. 여러분도 그렇지 않습니까? 첨예한 협상 거리가 남아서 신경전을 펼칠 때는 밥 안 먹죠. 대충이라도 중요한 결정을 내놓고 밥상에 앉는 겁니다. 아니 최소한 결론이 안났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실마리를 서로간에 줄 의사가 있을 때 밥을 먹습니다. 두 사람의 저녁 만찬이 북미정산 회담의 최종적인 합의절차가 되고 흔들림 없는 결과물을 갖고 마쳐지기를 바랄 만 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변수가 뭘까요?

    결국 어떤 형태로 북한 핵을 북한 영토 밖으로 가져 나올 것인가와 또 미국 국회가 비준을 통해 북한의 체제 보장에 동의해 줄 것인가 일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한 합의가 양측간에 있을 것이지만 사실 이 두 가지 이슈는 실천될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이제 상황은 성사의 문제에서 실천의 문제 그리고 효과의 문제로 넘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북미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한 기대만으로 시장이 일방적인 폭등세를 계속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막상 회담이 결정되면 그 이후의 실천과 효과에 대한 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시장에 굉장히 큰 호재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여느 테마들처럼 일방적인 상승과 또 일방적인 하락의 단선적인 모양이 나오기보다 그 국면 국면마다 살 기회와 팔 기회를 함께 주는 장기 레이스의 성격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장기레이스를 버티려면 완급 조절과 그 레이스를 이기는 체력이 필요합니다. 완급의 조절은 매매의 기술이고 체력의 조건은 종목 선택의 기준입니다. 결국 급등 시에 따라 사시면 완급 조절에 실패해 오버 페이스를 하고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크고 펀더멘털 즉 체력이 약한 종목을 고르면 완주의 희망은 없습니다.

    그저 전해오는 뉴스에 반응하지 마시고 신뢰할 만한 분석과 전망을 정해서 들을시고 완급조절을 하시면서 건강한 장기레이스를 펼치다 보면 메달을 목에 걸게 되실 겁니다. 북미 정상회담은 8부 능선을 넘어가는 것 같지만 어쩌면 우리 투자의 레이스는 이제 전환점도 돌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 증시라인의 여러분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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