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인 리츠가 증시에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동안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상장 리츠가 등장하면서 앞으로 공모리츠 활성화를 위한 길을 터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형 아웃렛에 투자해 연 7%의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이리츠코크렙이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합니다.
상장 이후 시가총액만 3,300억원(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으로, 단일 리츠 상장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판교 알파돔시티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알파돔리츠 역시 이르면 다음달 일반 공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2년 여 만에 IPO(기업공개) 시장에 나온 대어급 리츠인 만큼 이들의 흥행 여부가 향후 리츠 시장의 성패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과거 상장리츠들이 (상장폐지 등)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던 적이 많아서 (이리츠코크렙 청약이) 잘 되면 상장리츠도 더욱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리츠가 대중적인 투자 상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 2001년 리츠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아직까지 상장리츠는 4개에 불과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이는 리츠 선진시장으로 잘 알려진 미국과 일본은 물론, 우리보다 후발주자인 싱가포르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해외 시장에서는 리츠가 주식이나 채권만큼 대중화된 투자처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시장만 놓고 봐도 상장리츠 종목수만 191종목이고, 상장리츠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평가가치가 2천조원에 이릅니다. 일본의 경우도 46종목의 리츠가 거래되고 있고 기타 호주나 캐나다, 싱가포르에서 리츠가 활성화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까다로운 리츠 설립과 상장 절차가 국내 리츠 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이리츠코크렙은 지난 2016년 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이후 1년이 지나서야 승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자산 종류 구분없이 리츠 설립이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상장을 추진하면 되는데, 국내에서는 리츠를 설립하려면 국토교통부, 상장을 위해서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에서 요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해외에서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리테일을 비롯해 카지노, 극장까지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반면, 국내 리츠 편입 자산은 오피스나 호텔, 주택 등에 국한돼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분산투자가 가능한 리츠 상품 개발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싱가포르는 지난 2015년 리츠로만 구성된 인덱스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 리츠 ETF를 상장시켰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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