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트럼프-김정은 회동 보며 흐뭇한 미소

입력 2018-06-12 20:04   수정 2018-06-1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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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을 목표로 쉴 틈 없이 달려온 문재인 대통령 역시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비핵화 논의의 `중재역`으로 나서서 북미 간 의견 조율을 위해 동분서주했고, 특히 6·12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해 온 만큼 이날의 만남을 지켜보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날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된 오전 10시, 애초 예정대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도 회의 시작 전 국무위원들과 북미정상회담 생중계 장면을 시청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정상회담장으로 입장하는 장면을 국무회의장 안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텔레비전 등으로 지켜봤다.
특히 두 정상이 나란히 걸린 성조기와 인공기 앞에서 악수하는 장면에서는 환한 미소를 짓는 등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고,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어제는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며 "우리에게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남북미 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기를 국민과 함께 간절히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7월 `베를린 구상`을 발표한 뒤 평창동계올림픽과 4·27 남북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숨 가쁘게 한반도 평화 여정을 헤쳐온 문 대통령의 감정이 이날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기까지는 한때 북한 측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돌연 발표하기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다.
그때마다 문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을 찾아가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김 위원장을 만나 5·26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등 북미 간 중재를 위해 헌신적으로 움직였다.
여러 위기를 돌파하고 북미정상이 이날 만난 것만으로도 한반도 비핵화의 중대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중재역`이자 `한반도 운전자`를 자임하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결실`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생중계를 시청하면서도 중간중간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물론, 이후 비핵화 논의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스케치`이다.
북미 정상이 이번에 긍정적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향후 비핵화 논의에서 얼마든 다시 고비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문 대통령으로서는 `유리그릇 다루듯`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날은 비핵화를 위한 `첫 단추`를 끼웠을 뿐, 본격적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는 인식도 문 대통령의 표정에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뿌리 깊은 적대관계와 북핵 문제가 정상 간 회담 한 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며 "두 정상이 큰 물꼬를 연 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이 완결될 때까지 남북미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주변국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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