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일당 아웃`,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참패`를 예측한 방송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된 지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각, 여의도 당사에는 원외위원장과 당원 10여명이 피켓을 들고 몰려왔다.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이라는 단체 이름으로 이들은 "홍준표 대표와 당 지도부 전원은 즉각적이고 완전히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선거 결과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한국당이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 재건을 위한 선언문`을 배포하고 "홍 대표는 `당권 농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당의 전통과 규정을 무시하며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 본인은 저질스러운 언행을 통해 명예를 중시하는 보수의 품격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고 당을 국민의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전현직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52명이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면서 보도자료에 명단을 첨부했다.
하지만 현역 의원 가운데 유기준 의원을 제외한 다수의 의원들은 "명단에 이름 올리는 것에 동의한 적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6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한국당 종합상황실은 탄식조차 없는 침묵 속에 빠졌다.
한국당의 `참패`를 예측하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종합상황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일순간에 조용해졌다.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와 노트북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홍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출구조사 자막이 뜬 TV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눈을 감았다가 뜨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홍 대표는 10분가량 출구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방송뉴스를 지켜보다 상황실을 떴다.
홍 대표는 `한 말씀 해달라`는 기자들에게 "조금 있다가(하겠다)"라고 짤막한 답변만 내놓았다가 한시간가량 뒤에 자택으로 돌아갔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개표 결과 참패가 확실해지면 당 대표직에서 사퇴할 것임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원내대표는 30분가량 상황실에 머물다 자리를 뜨며 기자들과 만나 "참담하고 암담한 심정이다. 정당 역사상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탄핵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보수 혁신·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게 오늘 그 결과로 여실히 나온 것 같다"며 "말이 필요 없이 모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향후 당 수습 방안에 대해 "내일의 태양은 내일 떠오르지 않겠느냐"며 "오늘까지는 어떤 이야기도 하기 어렵다"고 언급을 자제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