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중 상임부회장의 거취를 둘러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내홍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총은 송 부회장을 직무정지한데 이어 오늘은 회장단 회의를 열고 자진사퇴를 압박했지만, 송 부회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사용자측을 대표하는 경총의 막장 드라마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오전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이 모였습니다.
송영중 상근부회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회장단은 송 부회장의 소명을 들은 뒤 "이번 사태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는 두루뭉술한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한 경총 관계자는 "사실상 송 부회장이 한번 더 용퇴할 길을 열어둔 것"이라며 "회장단이 송 부회장을 해임하는 대신 자진사퇴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송 부회장은 "회의에서 자진사퇴 권고를 받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송 부회장이 퇴진할 것으로 여겼던 경총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이번 일을 겪는 게 처음이라 당혹스럽긴 합니다."
지난 4월 부임한 송 부회장은 최저임금을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경총의 방침과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사용자측의 입장을 대변해야할 경총의 부회장이 노조측의 손을 들어주자 경총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송 부회장이 직무정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감행한 점과 오늘 회장단의 입김마저 통하지 않자 경총은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이사회를 소집하자니 내홍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해임이 결정되더라도 송 부회장이 법적으로 대응할 경우 내홍은 `막장 드라마`로 치닫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할 위원회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이번 내홍으로 자칫 사용자측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경우 대표성마저 위협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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