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폭탄 강행에 중국이 즉각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똑같은 규모의 보복관세 부과로 맞섰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미국과 대등한 규모, 동등한 강도의 관세부과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국무원 비준을 거쳐 500억 달러(약 54조9천500억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고된 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농업주와 공업지대의 주력 생산품들이다.
중국은 이중에서도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7월 6일부터 관세를 매기고 나머지 화학 공업품, 의료 설비, 에너지 등 114개 품목에 대한 관세부과 시행일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1천102개 품목에 대해 25% 추가 관세부과를 강행하기로 한데 대한 보복조치다.
관세부과 품목 수는 미국 1천102개, 중국 659개로 차이가 나지만 그 액수는 500억 달러로 똑같다. 중국의 관세부과 시점인 7월 6일도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날에 맞췄다.
중국 상무부가 미국 뉴욕의 낮 시간인 오전 3시(중국 현지시간)에 이번 발표를 한 점으로 미뤄봐서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대응조치임이 분명하다.
중국 상무부는 보복관세 조치를 발표하기 앞서 15일 밤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신에게도 이롭지 않은 미국의 근시안적인 행위에 맞서 어쩔수 없이 강력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무부는 "우리는 (미국과) 동등한 규모와 강도의 관세관세 조치에 나서겠다"며 "양국이 이전에 달성한 모든 경제 무역의 성과도 무효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한 중국의 즉각적인 강경 대응으로 양국 무역전쟁이 재발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훙잉(洪灝) 중국 자오퉁(交通)은행 이코노미스트는 "500억 달러는 2017년 중국 GDP의 0.4%, 중국 수출총액의 2.2%, 대미 수출액의 10%에 불과해 중장기적 경제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이번 관세부과로 영향을 받는 대미 수출품에 대해서는 다른 무역상대국과 거래를 옮기는 수출선 다변화 정책으로 대응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 조치에 하나하나씩 맞불을 놓는 대응으로 기세싸움에서 전의를 잃지 않되 차후의 협상 가능성을 남겨놓고 먼저 전선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양국의 이번 관세폭탄 주고받기가 미진했던 세차례의 무역협상후 불만을 토로하는 `카드`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지속적인 대중 압박이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이 관세부과를 강행하겠지만 최후에는 실행을 미루며 중국에 더 많은 시간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화권 증시에서는 미중 무역전쟁 재발에 대한 공포감이 드리우고 있다. 전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73% 떨어졌고 선전종합지수도 1.76%, 홍콩 항셍지수는 0.43% 내렸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선전증시의 ZTE(중싱<中興>통신) A주는 지난 13일 주식거래 재개후 3일 연속으로 하한가(10%)를 기록했고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는 ZTE H주도 3일간 바닥을 달리며 시가총액이 30억 달러 가량 증발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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