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제약·바이오 사관학교 'LG'출신 뜬다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8-06-26 17:51  

최근 제약과 바이오업계에서는 LG화학(구 LG생명과학) 출신들이 눈에 많이 띄고 있습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구 LG생명과학)은 우리나라의 글로벌 신약 `1호`인 팩티브(Factive) 항생제를 개발한 연구개발(R&D) 인력을 배출한 곳인데요.
흔히 `제약·바이오 사관학교`라고 불리우는 LG화학 출신, 그 가운데서도 중앙연구소장(CTO)를 역임한 인사들이 구석구석 누비고 있습니다.
LG화학 출신들의 면면을 살펴보며, 이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제약은 물론 바이오기업의 성장성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제약·바이오업계 사관학교인 `LG화학`…결실 맺은 `팩티브`
LG화학의 모태는 1947년 부산에 세운 락희화학공업사입니다.
이후 성장과 변화를 거쳐 지금의 LG화학으로 커온 것이죠.
2000년대 초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변화가 시작됩니다.
LG화학은 2001년 4월 LG화학을 LGCI, LG화학, LG생활건강 등으로 기업을 분할했습니다.
2002년 LG화학은 중앙연구소를 분리, LG생명과학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생명과학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LG생명과학(LG화학)이 개발한 퀴놀린계 항생제인 팩티브(Factive)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는 쾌거를 이룩합니다.
당시에는 대단한 성과였습니다.
우리나라 첫 신약이 탄생한 것은 1999년 SK케미칼의 선플라(주)였는데, 불과 4년만에 국내 시장을 넘어선 세계시장에 내놓은 신약이었으니까요.
당시 팩티브 개발을 주도했던 인물은 김인철 연구소장으로 LG생명과학 사장을 역임하고 국립암센터 항암신약개발사업단장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입니다.
▲ 바이오 1세대가 기틀을 다진 LG화학
하지만, 이전에 LG화학의 생명공학 성과의 밑거름을 만든 사람은 또 있습니다.
바로 코스닥 상장사인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조중명 회장으로, LG화학 중앙연구소장(기술연구원) 출신입니다.
`바이오사관학교` 교장으로 불리울 정도로 중앙연구소의 기틀을 다진 인물입니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회장은 "1999년 팩티브 개발을 진행할 당시 LG과학 중앙연구소에는 박사(Ph.D) 70명 등 총 250명 연구개발 인력이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연구개발 인력이 250명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지 않죠.
현재(2018년) 제약업계 1위(매출 기준)인 유한양행의 연구개발(R&D) 인력이 400명 정도입니다.
당시 LG생명과학의 매출액은 2,000억원도 채 되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 2000년 초 `벤처 붐`에 봇짐 챙긴 1세대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들은 2000년대 초 벤처 붐을 등에 엎고 LG화학을 떠나기 시작합니다.
당시 마크로젠을 비롯해 비트컴퓨터, 메디포스트 등과 함께 바이오분야 창업 1세대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1세대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회장입니다.
이후 LG화학 출신들의 창업은 지속됐습니다.
▲ 한미약품이 꽃피운 `창업 도미노`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난 후 2010년에 들어서 신성장 동력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바이오분야로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들과 기술이전(license-out)을 잇따라 성공하면서 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투자 붐이 서서히 불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바이오산업이 반도체산업와 비교될 정도의 무서운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제약과 바이오는 이제 시작입니다. <태동기를 지난 이제 성장기에 들어서려는 타이밍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한미약품 영향으로 인해 벤처캐피탈의 바이오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기 시작하면서 LG생명과학 출신들의 `창업 도미노` 현상을 일기 시작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LG생명과학이 분사한 후 최고경영자의 경영 스타일에 따라 어떤 때는 신약 개발, 어떤 때는 제너릭(복제약) 확대, 어떤 때는 백신 개발 등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로 이해 연구진들의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 LG출신 현역 선수(CEO) 30명이 뛰는 바이오업계
그렇다면, 지금 LG화학 출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코스닥(코넥스 포함) 등 상장사의 경우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유진산 파멥신 대표, 최호일 펩트론 대표, 김규돈 제넥신 사장 등이 대표적인 LG화학 중앙연구소 출신들입니다.
물론 최근에 여러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도 LG화학(LG생명과학) 중앙연구소 출신입니다.
또, 장외에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거나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주목받고 있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최근 SCM생명과학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추연성 전 중앙연구소장(전무)를 비롯해 신동승 지피씨알 대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등 30여명이 바이오업계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바이오업계에서는 `LG군단`이라는 말이 나올 만 합니다.
▲ 자사 출신 바이오업계 CEO 초청한 LG화학…오픈 이노베이션 `시동`
지난 주 LG화학은 최근 입주한 마곡사이언스파크에서 연구소 출신 `바이오업계 CEO OB`들을 초청해 모임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들은 오후 1시부터 저녁 8시까지 마곡 사이언스파크를 둘러본 후 오랜만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기도 했다는데요.
이 자리에서 LG화학은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해 설명했다고 합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헨리 체스브로 미국 버클리대 교수가 제시한 개념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제약업계에서는 3년~4년 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밑그림들을 그리고 있었는데요.
LG출신 바이오업계 CEO들도 이 부분에 상당히 관심을 갖고 경청했다고 합니다.
다시금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모습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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