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세계 최초 '딜레마'… 칼자루 쥔 화웨이

입력 2018-06-28 17:29  

    <앵커>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 5G 상용화를 선언한 국내 통신사들도 중국발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기술과 가격에서 강점을 가진 중국 화웨이 제품이 상용화 계획에는 제격이지만 덜컥 결정했다가는 뼈아픈 후회로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칼자루를 쥔 중국 기업 앞에서 고민에 빠진 한국 통신산업. 보도에 정희형 기자입니다.

    <기자>

    현재 화웨이는 국내 5세대 이동통신의 주력망으로 활용하게 될 3.5GHz 대역에서 삼성 등 다른 장비 업체보다 3~6개월 앞서 이미 상용 장비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20~30%가량 저렴한 걸로 알려진데다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28%의 점유율을 기록해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웨이 장비 도입이 당연한 듯 보이지만 아직까지 통신사들은 선뜻 통신장비업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통신업계 관계자

    "5G 통신장비사 선정에 대해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사항은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안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

    이통사들이 5G 장비업체 선정에 고심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한 국내 산업 중흥이라는 기대효과 때문입니다.

    만약 국내 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다면 정부의 이런 기대효과와 달리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중국 기술에 종속될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

    "이번에 할당된 5세대 주파수를 기반으로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 서비스 혁신을 선도해 국민경제와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국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기를 기대합니다."

    뿐만 아니라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이슈가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장비업체 선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에서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에 정보수집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5G 상용화를 추진 중인 호주 정부도 화웨이 5G 장비 입찰 금지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뷰> 홍인기 경희대학교 전자전파공학과 교수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이런 곳에서도 걱정하는 것 중에 하나가 흘러 다니는 데이터들을 다 장비를 도입한데에서 볼 수 있다는 얘기기 때문에 보안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것 중에 하나입니다."

    현재 발표된 5G 상용화 시점에 맞추려면 9월까지는 장비 업체 선정과 발주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

    삼성, 노키아, 에릭슨도 9월까지 상용화 단계의 기술완성을 자신하고는 있지만 이미 완성단계에 있는 화웨이라는 선택지가 있어 통신업계 입장에서는 무작정 기다리기도, 섣불리 결정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h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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