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자동차에 `폭탄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에 이탈리아와 미국의 합작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비상계획 마련에 나섰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무역 전술이 결국 고율의 자동차 관세 또는 현존하는 무역협정의 붕괴로 이어질 경우에 대비해 생산시설을 조정하는 내용의 대응책을 짜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회사 파워트레인 부문 책임자이자 그룹경영위원회 멤버인 밥 리는 전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거대한 규모의 비상계획을 만드는 중"이라면서 "공급 기반 계획과 물류 계획, 차량 제조 계획 등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는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입차가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지 조사 중이며, 3∼4주 안에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미국의 안보에 해가 된다고 판단하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는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가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고 미국의 일자리 수십만 개를 없애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피아트크라이슬러로서는 북미 지역에서 회사 영업이익의 83%, 수익의 66%를 각각 창출한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이번 비상계획과 별도로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해왔다.
일례로 지난 1월에는 멕시코 살티요에서 생산 중인 `램` 픽업트럭을 미국 미시간 주 워런 공장에서 만들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입차 제조사뿐 아니라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제너럴모터스)도 이날 미 상무부에 고율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보내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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