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출연: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
한상춘: 손끝으로 세상을 여는 진정한 혁신기업이라 소개를 해드렸는데 기업명부터 임팩트가 있습니다. 이놈들연구소!! 남다른 의미가 있을 거 같은데?
최현철: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어가겠다(이노베이션 메들리, Innovation Medley)는 뜻을 담아 `이놈들연구소(Innomdle Lab)`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이놈들연구소는 2014년 삼성전자 사내 혁신 프로그램 ‘C-LAB’을 통해 사내 프로젝트로 출발하여 2015년 9월 삼성전자 최초의 공식 스핀오프하여 독립한 스타트업입니다.
한상춘: 기업명부터 특별한 이놈들연구소, 사명만큼이나 주력사업도 제품도 꽤 특별하던데요?
최현철:이놈들연구소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와 히어러블 기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선 웨어러블 기기로는 인체를 통해 손끝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스마트 시계줄이 있습니다. 이 제품에는 인체전도기술이 탑재되어 있는데 진동을 가공하여 손목에 인가하고, 손끝으로 전달된 진동을 듣는 원리입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가방속 주머니속의 휴대폰을 꺼내 필요없이 간단히 통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계줄 형태의 제품이기 때문에 일반 아날로그 시계를 스마트하게 업그레이드해주고, 스마트워치에 착용하면 스피커폰 대신 손끝통화를 할 수 있어 프라이버시에 좋은 제품입니다. 그리고 히어러블 기기가 있습니다. 넥밴드와 헤드셋 형태의 제품인데 여기에는 Open Ear Control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보통 이어폰을 사용하게 되면 주변의 소리를 듣지 못하여 위험에 많이 노출되는데 이 기능은 음악과 함께 외부 소리를 재현하여 사용자에게 들려주는 기능으로 자전거나 조깅 같은 외부 활동을 하면서 사용하기 적합한 제품입니다. 이 제품에는 ANC기능이 있어 출퇴근할 때 버스나 지하철 같은 소음을 제거해줄 수 있어서 어떤 장소에 있든지 방해 받지 않고 음악 감상이 가능하도록 도와줍니다. 한마디로 인도어, 아웃도어에 사용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오디오 기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상춘:남다른 사업과 제품을 만들게 된 배경도 사소한 순간에 시작을 했다고 하던데?
최현철: 손끝으로 소리를 듣는 인체전도기술의 경우, 스마트워치가 처음 개발되어 나왔을 때 한 친구가 자랑삼아 스마트워치로 통화하는 데모를 보여줬는데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다보니 통화 내용이 주변 친구들에게 모두 들려서 민망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스마트워치는 향후 스마트폰을 대체할 기기로 주목받고 있는데 가장 핵심 기능이 통화가 스피커폰이어서 이 프라이버시를 해결하고 개인 통화를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상춘: 이미 국내에서 인정받는 기업에 재직중이었기 때문에 퇴사를 결정해서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 만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최현철: 아이템에 대한 믿음과 함께하는 동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일반적인 창업의 형태였다면 조금 더 망설였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C-Lab이라는 제도를 통해 삼성전자 내부에서 상당기간 기술개발을 진행하였고,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내부 임직원들을 통해 수차례 내부에서 사업성 검토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연구/개발을 했던 동료와 함께 창업을 할 수 있어서 서로 의지하고, 사업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창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상춘: 확고한 의지로 시작한 창업!! 누구나 그렇듯 시작은 미약한 것 같았지만 이놈들연구소가 해외 무대에 서자마자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과 아이디어에 많은 찬사를 받았다고 하던데?
최현철: 창업이후 3개월 만에 준비하여 참가한 전시회여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했고, 큰 기대는 못 했지만, 손끝 통화라는 신기할 기술 덕분에 많은 분들이 현장에 찾아와주셨습니다. Spin-Off 이전에 삼성전자 내부 전시회를 통해 몇 차례 임직원들의 피드백을 받았지만 실제 회사 울타리 밖에서 그것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첫 선을 보이는 자리여서 많이 긴장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새로운 기술과 UX을 낯설어하기 보다는 필요성에 대해 많이 공감해주었고, 빠른 시일 안에 제품화되기를 응원해주셨습니다.
한상춘: 실제로 수상한 이력도 꽤 화려하지 않나요?
최현철: 사실 시작부터 공모전이었습니다. 삼성전자 사내 공모전에서 손끝 통화 기술로 대상을 받았고, 그 뒤 국내외 기술 관련, 스타트업 관련 대회에서 입상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LVMH 루이비통그룹에서 Innovation Award에 선정되어 프랑스 전시회에 초대받아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한상춘: 맨 처음, 입사동기들과 아이디어를 공모전에 같이 출품했지만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분은, 최현철 대표입니다.다시 말해 아이디어가 똑같이 있어서도 어떤 기업을 경영하는데 있어서는 대표님들만의 특별한 능력이 있던데 스스로 생각할 때 최대표님에게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을까요?
최현철:사실 저는 남들보다 뛰어난 부분이 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십이라는 제도를 통해 대학생때부터 6년간 15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구현했었는데요. 이런 프로젝트들을 많이 하다보니 일상 생활에서 겪게 되는 문제들을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고, 인터넷이나 특허, 학회 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보게 되면 기존 메모해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러한 습관이 창업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상춘: 바른 리더십으로 잘 되는 기업들은 남다른 기업문화를 하나씩을 갖고 있던데 이놈들연구소에는 어떤 기업문화가 있을까요?
최현철:아직 다른 기업과 비교하여 눈에 띄는 문화는 없지만 만들고 싶은 문화는 있습니다. 바로 이놈들연구소는 삼성전자에서 이놈들연구소가 스핀오프했듯, 우리 회사 인원들에게 스핀오프하여 창업을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은데요. 사실 저도 대기업에서 수년간 근무를 했지만 직장인으로서는 드라마틱한 미래가 있기는 어려운 듯 합니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창업을 꿈꾸지만 창업에는 좋은 아이템과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용기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놈들연구소에서는 회사사 성정하면 양적으로 성장하는 것보다는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된 서비스를 임직원들을 통해 스핀오프하여 창업의 기회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분들은 자신의 기획이나 자신이 개발한 제품으로 내가 창업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몰입하여 열심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한상춘: 시작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좋은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 기업을 운영한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그 사이 위기도 있었을까요? 있었다면그 사건과 당시 극복했던 방법을 공유해주신다면?
최현철:파트너사 선정 과정에서도 양질의 파트너사를 선별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조업에서는 한 부품만 제공이 늦어져도 완제품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파트너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놈들연구소 역시 제공받는 문제나 파트너사의 연구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겨 예정보다 출시 일이 1년 넘게 늦어졌습니다.
한상춘: 비가 온 뒤 땅이 굳듯이 그런 과정을 반복하며 기업도 단단하고 튼튼해지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아마 그 시작을 이놈들연구소도 겪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럴수록 포기하지 않고 바른 방향을 향해 정진하시길 바라면서 미래지향적인 질문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워낙 많은 러브콜을 받는데 매출이나 해외 진출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나요?
최현철: 우선 스마트시계줄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선주문해주신 220만불의 제품 배송을 우선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글로벌 바이어들과 유통을 협의 중에 있고, 더불어 B2B 형태로 기술 라이센싱도 준비하고 있어서 더 다양한 제품군으로 인체전도기술을 보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히어러블 기기도 현재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금년 9월에는 미국 법인이 설립될 예정인데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상춘: 지금 열심히 사업을 하고 있더라도 경영자는 현재 상황에 안주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게 될 텐데요. 어떤 로드맵을 그리고 계신가요?
최현철:저희는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자기만의 기술 로드맵을 만들었습니다. 이에 맞춰 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1세대는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해 손끝에서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시곗줄에 탑재된 ‘체전도 유닛’이 음성신호를 진동으로 바꾸고, 진동이 손을 ‘매질(파동을 매개하는 물질)’로 삼아 소리를 전달합니다. 2세대 기술은 데이터를 진동 형태로 만들어 인체에 전달한 뒤, 인체가 닿는 곳에서 진동을 포착해 다시 데이터 형태로 복원합니다. 가전을 만지는 횟수 등 생활패턴을 데이터화할 수 있습니다. 3세대는 생체인식입니다. 손을 구성하는 뼈, 표피 등의 차이로 진동의 왜곡 정도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인증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2, 3세대 기술 관련 특허도 확보했습니다.
한상춘: 최대표님이 생각하는 혁신성장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한민국 기업들이 혁신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해서도 얘기해봤는데 모두가 혁신 성장할 수 있는 변화를 기대해보면서 이제는 마쳐야 할 시간인데요. 끝으로 혁신성장 기업 ‘이놈들연구소’ 혹은 최현철 대표 개인적으로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계획과 희망을 갖고 있는지를 말씀해주시죠~
최현철: 2년간 연구 개발한 스마트 시계줄과 이번에 새로 출시되는 넥밴드형 히어러블 제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되고 많은 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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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제PD(mj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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