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오늘(2일) 리비아 무장단체에 납치돼 한달가까이 억류중인 한국인 관련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리비아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이 한 달이 다 돼서야 생존 소식을 전해왔다"며 "얼굴색은 거칠었고 목소리는 갈라졌지만 다친 곳은 없어 보여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의 정신적 고통이 너무 심하다`는 말에서는 오랜 기간 거친 모래바람을 맞아가며 가족을 지탱해온 아버지의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총부리 앞에서도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다. 사막 한 가운데 덩그러니 내던져진 지아비와 아버지를 보고 있을 가족들에게는 무슨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고 전했습니다.
또 "그는 `대통령님, 제발 도와주십시오. 내 조국은 한국입니다`라고 말했다"며 "그의 조국과 그의 대통령은 결코 그를 잊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납치된 첫날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출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졌다"며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그의 안전과 귀환을 위해 리비아 정부 및 필리핀 미국 등 우방국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를 납치한 무장단체에 대한 정보라면 사막의 침묵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아덴만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청해부대는 수에즈 운하를 거쳐 리비아 근해로 급파돼 현지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우리는 그가 타들어가는 목마름을 몇 모금의 물로 축이는 모습을 보았다"며 "아직은 그의 갈증을, 국민 여러분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을 믿고 그가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빌어주시기 바란다"며 "그렇게 마음을 모아주시면 한줄기 소나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어제(1일) 외교부에 따르면 7월 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무장민병대가 현지 한 회사의 캠프에 침입해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을 납치했으며 억류 27일째인 이날 현재까지 납치 세력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습니다.
이날 `218뉴스`라는 리비아 유력 매체 페이스북 계정에는 피해자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으며 영상에는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밝힌 남성 1명과 필리핀 국적이라고 밝힌 남성 3명 등 총 4명이 등장해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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