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오늘(7일) "혁신기술과 자본을 가진 IT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하여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대주주의 사금고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보완장치가 함께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래는 <문 대통령의 연설문> 전문입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을 위한 현장방문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업대표들의 발표와 고객들의 체험담을 잘 들었습니다. 금융을 혁신하고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했습니다. 또 금융혁신이 국민의 금융편의로 이어진 사례들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은 이제 시민들의 필수품을 넘어 삶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은행에 가서야 가능했던 일도 언제 어디서나 ‘내 손안의 은행’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시민의 공간에서 국민을 위하고, 기업 발전을 위한 규제혁신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보고, 이뤄내고자 합니다.
19세기 말 영국에 붉은 깃발법이 있었습니다. 자동차 속도를 마차 속도에 맞추려고 자동차 앞에서 사람이 붉은 깃발을 흔들었습니다. 증기자동차가 전성기를 맞고 있었는데, 영국은 마차업자들을 보호하려고 이 법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영국이 시작한 자동차산업은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고 말았습니다. 규제 때문이었습니다.
제도는 새로운 산업의 가치를 키울 수도 있고 사장시켜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은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늘 강조해왔습니다.
우리가 제때에 규제혁신을 이뤄야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고 4차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 1년, 은행의 개념을 바꾼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로 국민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금융권 전체에 전에 없던 긴장과 경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도 금융시장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규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은산분리는 우리 금융의 기본원칙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의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합니다.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어야 합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하여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대주주의 사금고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보완장치가 함께 강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금융 산업 관계자 여러분, 혁신기술과 자본을 가진 IT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기술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는 국민의 금융 편익을 더욱 확대할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더 나아가 IT, R&D, 핀테크 등 연관 산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혁신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는 금융권 전체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입니다.
그간 우리 금융산업의 시장구조는 기존의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굳어져 왔습니다. 이미 시장에 진입한 금융회사들은 경쟁과 혁신 없이도 과점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반면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새로운 참가자들은 진입규제 장벽으로 시장진입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국민들은 금융 혁신을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단순한 기술적 차별화를 넘어 우리 금융산업의 일대 혁신을 추동하는 기수가 되려면기존 은행 산업에 맞설 수 있는 경쟁자로 정착해야 합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를 통해 국민과 산업발전을 지원하는 금융, 독자적인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하는 금융으로 우리 금융 전체의 혁신속도가 높아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혁신은 강력한 혁신성장 정책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핀테크산업의 개척자입니다. 금융과 ICT가 결합된 핀테크는 그 결합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장하면서 금융생활과 금융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공인인증서 없는 은행거래’나 ‘365일 24시간 은행거래’, 간편송금, 상담챗봇, 앱투앱결제 등은 모두 핀테크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의 협력으로 실현되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핀테크 생태계의 구심점으로서 성장과 혁신을 지속할 때, 핀테크 산업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소규모 핀테크기업은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성장기회를 얻을 수 있고, 인터넷전문은행은 자체 서비스를 높일 수 있습니다.
작년 말 중국을 방문했을 때, 거리의 작은 가게까지 확산된 모바일결제, 핀테크 산업을 보고 아주 놀랐습니다. 실제로 EU나 일본, 중국 등은 핀테크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혁신기업이 이끄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규제혁신이 핀테크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거듭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 바랍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님과 위원님들, 그리고 이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의원님들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님, 김태년 정책위원장님, 특별히 박원순 서울시장님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혁신은 은산분리라는 기본원칙을 확고히 지키면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일입니다. 규제방식 혁신의 새로운 사례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이야말로 고여 있는 저수지의 물꼬를 트는 일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은 금융 분야와 신산업의 혁신성장으로 이어져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새로운 물줄기가 될 것입니다.
그 길을 정부와 국회가 함께 열기를 바랍니다. 국회가 나서서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필요한 보완책도 함께 강구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을 비롯한 여러 건의 금융혁신 법안들에 대해서도 조속한 심의와 처리를 당부 드립니다.
금융감독기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금융 분야의 여러 기관과 금융회사들이 긴밀하고 조화롭게 협업해야 금융혁신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과 금융감독기관은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한 가운데 금융권이 자칫 기득권과 낡은 관행에 사로잡히는 일이 없도록 금융혁신과 경쟁촉진 노력에 박차를 가해주기 바랍니다.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지속적으로 혁신과제를 발굴해야할 것입니다.
정부는 우리 금융이 혁신에 성공해 세계를 따라잡고,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로 국민생활의 편의 뿐 아니라 핀테크산업이 우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정부의 규제혁신을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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