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쇼크' 터키 대통령, 미국 맹비난…"전략적 동반자에 총 쏘다니"

입력 2018-08-14 01:16   수정 2018-08-14 07:27


대미 관계 악화로 리라화 폭락 사태를 맞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을 맹렬히 비난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은 한쪽으로는 전략적 동반자라고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전략적 동반자의 발 앞에 총을 발사했다"며 미국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속한 미국은 전략적 동반자의 등에 칼을 꽂았다"라며 "그런 행동이 가당하기나 하나?"라고 다그쳤다.
또한 최근의 리라화 폭락 사태를 `경제 포위`, `터키 공격`이라 부르며 미국을 성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가라앉거나 끝나거나 하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면서 "터키 경제 흐름은 견조하고 튼튼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경제 테러`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법 당국이 `투기꾼`을 엄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이날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터키 내무부가 이달 7일 환율 폭등을 `조장`한 소셜미디어 계정 346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검찰도 `경제 안보` 위해사범 수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으며, 금융범죄수사위원회(MASAK)는 `가짜 뉴스` 단속에 나섰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리라화는 달러 대비 7%가량 하락하며 6.9리라 선에서 거래 중이다.
이달 10일 리라화는 달러 대비 14% 폭락했다.
리라화 약세의 근본 원인은 고질적인 경상수지적자와 막대한 외채로 지목되나, 최근의 폭락 장세는 미국과 관계가 악화한 탓이 크다.
터키는 ▲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 ▲ 무역 ▲ 러시아 첨단무기 도입 ▲ 이란 제재 불참 ▲ 시리아 사태 해법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달 7일 터키 정부대표단이 갈등 해소를 모색하고자 미국을 찾았으나 9일 `빈손`으로 귀국했다.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와 관계가 좋지 않다"며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2배 관세`를 부과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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