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의 과도한 무료 수수료 경쟁에 대해 자제할 것을 우회적으로 경고했지만, 여전히 증권사들은 공짜 마케팅에 활발히 나서고 있습니다.
신규 고객 유치 전략이라지만, '제 살 깎아 먹기 식' 경쟁에 열을 올리는 실정, 당국의 경고가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평생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올해 말까지 실시한다고 밝힌 신한금융투자.
비대면 계좌 개설을 통해 온라인 주식거래 전용계좌인 '에스라이트(S-Lite)'를 개설하면, 평생 수수료 없이 온라인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이번달 들어서만 수수료 이벤트에 나선 증권사는 이번을 포함해 3개사에 달합니다.
KB증권이 해외선물·옵션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고, 이베트스투자증권은 미국주식 거래 수수료를 최대 1년까지 무료로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증권사의 주 수익원이었던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신규 고객 유치에 여전히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가 신규 고객을 유치하게 되면 예탁금 잔고가 늘어나는데, 예탁금을 활용해 주식담보대출이나 신용거래 등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 올해 2분기 국내 증권사는 전분기보다 2배에 가까운 신용융자 이자이익을 거뒀습니다.
예탁증권 담보대출 이자까지 더하면 전체 수익 가운데 3분의 1 가량을 주식 대출에서 얻은 겁니다.
문제는 증권업계의 과도한 수수료 출혈 경쟁이 결국엔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전가되고,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 금융당국 역시 이미 우회적인 경고에 나섰지만, 무색하기만 합니다.
실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말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증권사들의 수수료 무료 경쟁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모니터링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 수장의 경고에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금융감독원은 즉각 조사해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현재 증권사 수수료 관련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과도한 경쟁에 대해 살펴본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증권사의 입장에선 무료 수수료를 제공해서라도 신규 고객 유치가 절실한 상황.
수수료 출혈 경쟁 점검에 대한 실효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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