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금융불안으로 세계 경제가 혼돈에 휩싸인 가운데 인도 증시는 나홀로 질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수를 중심으로 한 높은 경제 성장이 전망되면서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다른 신흥국 대비 경쟁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강세장이 지속될 수 있을 지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인도 센섹스(SENSEX) 지수는 지난 28일 장중 한때 3만8,920.1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21거래일 동안 15차례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겁니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인도 관련 펀드 성과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도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28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6.64%로 같은 기간 손실만 낸 중국(-12.11%), 브라질(-13.00%), 러시아(-6.39%) 등과 격차가 큰 것은 물론, 안전지대로 꼽힌 북미(5.74%)의 수익률도 앞섰습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 하락을 이끄는 다른 신흥국과 달리 증시와 환율이 디커플링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인도의 상황에 주목합니다.
통상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대외 부채 상환 부담이 커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데 인도의 경우 내수 비중이 높아 대외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오온수 KB증권 자산배분 팀장
"모디 총리가 2014년 취임하면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내세우며 제조업을 부흥시켰다. 이는 최근 미중 무역갈등 국면에서 제조업이 떠오르고 있는 인도가 대체제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 여건으로..."
앞으로도 인도 경제는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한 높은 경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짙습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인도 경제를 '달리기 시작한 코끼리'로 묘사하면서 인도의 성장률을 내년 3월에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7.3%, 그 다음해에는 7.5%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규제 완화와 기업 지원 등 강력한 경기 부양책으로 인도 경제 성장을 이끈 모디 총리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달리는 인도 증시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다만 인도의 밸류에이션이 다른 신흥국보다 높은 것은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여기에 100년 만의 대홍수로 인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압박에 시달릴 수 있는 점 또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힙니다.
결국 향후 인도의 통화정책 긴축 속도가 시장 유동성을 훼손할 정도로 빠를 것인지가 강세장 지속을 점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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