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없어 허덕이는데 임단협도 난항…'설상가상' 조선업계

입력 2018-09-02 13:19  



일감 부족에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조선업계가 임금·단체협약 협상에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임단협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협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5월 협상을 시작했지만 여름휴가 전인 7월 24일 21차 교섭을 마지막으로 교섭이 중단됐다.
회사가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해 명예퇴직과 무급휴직을 시행하겠다고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사업부 소속 5년차 이상 직원들을 상대로 명예퇴직을 접수하고, 해양사업부 근로자 2천600명 중 1천220명을 대상으로 무급휴업을 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사업 쪽은 지난달 20일 이후 일감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45개월째 단 1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사측의 명예퇴직과 무급휴직 조치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노조는 회사의 이런 조치에 반발해 지난달 27∼29일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무급휴직 대신 유급휴직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해당하는 임협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역시 답보상태다.
2016년엔 조선업황의 어려움으로 채권단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던 시기여서 사측과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노협)가 합의해 협상을 보류했고, 지난해에도 조선소 크레인 사고가 발생해 역시 협상을 미뤘다.
6월 말부터 여름휴가 전까지 협상이 진행됐지만 이후론 교섭이 멈춘 상태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7조9천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는 5조1천억원까지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0조원대 매출을 올리던 것에 견주면 반 토막이 나는 셈이다.
여기에 보태 삼성중공업은 연말까지 1천∼2천명의 인력을 추가로 구조조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2016년 제출한 자구안에서 전체 인력 1만4천여 명의 30%가량인 4,200여 명을 올해까지 감축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여전히 타결 전망은 밝지 않다.
당초 사측은 기본급 10% 반납, 상여금 분할지급 등을 제시했다가 기본급 동결로 한발 물러섰다.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 사내하도급 노동자의 처우 개선,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을 요구하는 중이다.
다만 10월 중 노조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어 이달 중순부터 선거운동에 들어가게 되는 만큼 결국 임단협 타결은 새 노조집행부가 들어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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