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좋아야 올림픽 대표?' 중국, 선수 선발 기준 논란

입력 2018-09-02 17:09  

중국 정부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선수 선발에서 경기 성적 외에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부와 2022년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등은 `유전자 표지`(유전적 해석에 지표가 되는 특정 DNA 영역)를 반영한 국가대표 선수 선발 실험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관련 문건에는 "속도, 지구력, 순발력 등의 영역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에게 전면적인 유전체 배열 분석(게놈 시퀀싱)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세계 각국에서 국가대표선수 선발은 해당 종목 선발전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유전자 분석을 선발 기준으로 활용한 사례는 아직 없다.

다만, 미국, 호주, 유럽 등에서 뛰어난 운동선수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연구 등이 이뤄진 적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기관 연구원은 "현재 선수 선발은 감독의 경험과 경기 성적 등에 의존하고 있지만, 최고의 감독도 실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어떤 선수들은 신체검사 기록상으로는 완벽하지만, 유전자에 `시한폭탄`을 갖고 있을 수 있다"며 "그 폭탄이 터지면 수년간의 노력과 돈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선수 선발은 우생학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왕환 중국 체육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모든 인간은 스포츠에 참가할 권리가 있다"며 "저마다 강점과 약점이 있지만, 스포츠 정신은 약점을 극복해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간은 어떻게 태어났는지가 아니라, 노력해서 무엇을 성취하느냐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며 유전자 분석을 활용한 선수 선발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전자 분석과 관련해 공식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은 약물 등을 이용해 유전자를 조작하는 `유전자 도핑`은 금지하지만, 유전자 분석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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