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암 투병 끝에 6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이왕표 한국프로레슬링연맹 대표의 생전 소망이었던 장기기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왕표의 임종을 지켰던 안성기 한국프로레슬링연맹 사무총장은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13년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을 때는 건강했기에 괜찮았지만, 5년 동안 투병을 하면서 장기의 기능이 완전히 망가져 기증은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현역 선수 시절 신장 190㎝에 체중 110㎏으로 건장한 체격을 자랑했던 이왕표는 2013년 담도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담도암은 주변 조직과 림프샘으로 잘 번져 예후가 좋지 않은 소화기암 가운데 하나로 2015년 기준 5년 생존율은 29%였다.
이왕표는 담도암 수술을 앞두고 만약 깨어나지 못하면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개그맨 이동우에게 안구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행히 수술에 성공해 기적적으로 병상을 떨치고 나왔지만, 암세포는 이왕표를 완전히 놓아주지 않았다.
지난달 말 몸에 이상을 느껴 다시 병원을 찾은 이왕표는 몸 이곳저곳에 암세포가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치료에 들어갔지만, 워낙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 이번에는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눈을 감았다.
안 총장은 "이왕표 대표님이 생존에 대한 열망이 대단해 (장기기증에 관해) 이번에는 따로 말씀을 남기지는 않으셨다"며 "(염습과 입관 등) 장례 절차를 이미 진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생전 주위를 둘러보고 아낌없이 나눌 줄 알았던 이왕표의 뜻은 이미 많은 국민에게 큰 울림을 줬다.
안 총장은 "생전에는 사랑의 홍보대사로 활동하시면서 나눔에 뜻이 많았다"며 "프로레슬링 후배들이 그 뜻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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