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통화 루블화 환율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우려와 신흥국 금융 시장 혼란 여파로 2년 반만에 새로운 최고기록을 세우며 불안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장중 한때 1달러 당 최고 70.55루블까지 뛰었다. 루블-달러 환율이 70루블을 넘은 건 지난 2016년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유로화 대비 루블화 환율도 유로 당 81.87루블까지 올라 지난 2016년 3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루블-유로 환율은 이전 종가보다 1루블 이상 상승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루블화 가치 추락(환율 상승)이 미국의 대러 추가 제재 우려와 터키 등의 신흥국 금융 시장 혼란 여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말부터 누적된 외화 구매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루블화 환율이 뛰었다면서 미-중 `무역 전쟁` 악화 우려도 루블화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달 초순 영국에서 지난 3월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미수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1991년 제정된 `생화학 무기 통제 및 전쟁종식법`(CBW Act)에 따라 대러 추가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제품과 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는 신규 제재 1단계 조치는 지난달 말부터 발효했다.
미국은 또 90일 이내에 러시아가 화학무기 사용 중단을 약속하고, 유엔 조사팀의 사찰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대러 외교관계 축소, 러시아 국적 항공사의 미국 취항 금지, 미국 제품의 러시아 수출 전면 금지 등을 포함하는 더 강력한 2단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스크리팔 독살 시도 사건의 용의자로 러시아군 정보기관 요원들을 지목한 영국과 다른 유럽국가들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러 추가제재가 이행될 경우 올해 말까지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이 달러 당 75~76루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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