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방해하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발견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30여년간 알츠하이머병은 환자의 뇌세포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응집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최근 5년간 진행된 일련의 알츠하이머 치료용 신약 연구는 이 단백질을 제어하는 데 집중됐으나 모두 임상시험 최종 단계에서 실패로 돌아갔었다.
신문은 이번 연구 결과가 앞선 임상시험이 실패로 돌아간 이유를 제시한다고 전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KCL) 정신의학·심리학·신경과학연구소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발병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연관된 것은 맞으나 이는 한 부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신의학 전문지 `중개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에 게재된 논문에서 연구팀은 뇌세포의 건강한 시냅스(synapse·다른 신경세포와 신호를 주고받는 신경세포의 연접부)는 유지하고 노후한 시냅스는 제거하는 메커니즘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변형시킨다고 지적했다.
뇌세포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여가면서 DKK라는 또 다른 단백질이 증가하는데 이는 건강한 시냅스를 강화시키는 뇌세포의 기존 메커니즘을 시냅스를 제거하는 메커니즘으로 변형시킨다는 설명이다.
이런 과정이 진행되면서 더 많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생성돼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KCL 연구소의 리처드 킬릭 박사는 "이런 순환 고리는 결국엔 통제불능 상태로 간다. 아밀로이드 베타를 없애는 일은 끝이 없는 작업이 돼버린다. 이를 없애려 하는 동안에도 신체에서는 계속 더 많이 생성된다"며 "그런 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고 인체가 아닌 연구소의 세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나 쥐를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에서는 기존 치료제가 그러한 악순환을 제어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료 가능성에 대한 헛된 희망에 불을 지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든버러대의 태라 스파이어스-존스는 이번 연구 결과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역할은 했다고 평하면서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치료로 이어질 것인지 알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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