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명품백화점서 241억 쓴 '큰 손'…누구길래?

입력 2018-10-11 23:45  


영국 런던의 명품 백화점인 `해로즈`에서 지난 10년 동안 1천600만 파운드(241억8천만원)를 쓴 `큰 손`의 신원이 공개됐다.
영국 BBC방송은 아제르바이잔의 전직 국영은행장의 부인인 자미라 하지예바(55)로 드러났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해명되지 않은 재산의 출처 공개 명령(UWO·Unexplained Wealth Order)`을 하지예바에게 처음 적용할 방침이다.
이 조항은 지난 1월에 조세회피방지를 위한 형사재정법에 신설됐다. 영국 법원이 특정인에게 `해명되지 않은 재산`의 출처를 밝히도록 요구하는 제도다. 출처가 소명되지 않으면 영국 중대범죄수사청(NCA)이 고등법원에 재산압류를 신청하게 된다.
부패한 외국 관리들이 영국에서 횡령금을 돈세탁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다.
수십억 파운드 규모의 `검은돈`이 영국 부동산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되나 증거부족으로 형사처벌이나 압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UWO를 통해 자금원을 캐내려는 목적이다.
하지예바도 영국에 2건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의 고급 주택가인 나이츠브리지에 1천500만 파운드(226억 원) 규모의 저택이, 버크셔 지역에는 골프장이 각각 있다.
주택은 7년 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회사가 사들인 것이나, 영국 법원은하지예바와 그녀의 남편 소유로 봤다. 골프장은 2013년 하지예바가 지배하는 회사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UWO에 따라 하지예바는 자신과 남편이 어떤 돈으로 저택을 샀는지를 NCA에 소명해야 한다. 소명에 실패하면 부동산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하지예바의 남편인 자항기르 하지예바는 국영은행인 `아제르바이잔 인터내셔널 은행`의 전직 행장이다. 그는 2016년 대규모 사기와 횡령죄로 15년의 징역형과 3천900만 달러(446억 원)의 환수를 선고받았다.
당시 수천만 파운드의 돈이 은행에서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고등법원에서 열린 변론에서 이들 부부는 `A 씨` 부부로만 기재됐으나법원이 실명 공개를 결정하면서 신원이 드러나게 됐다.
하지예바가 지난 10년 동안 해로즈 백화점에서 쓴 돈은 매일 4천 파운드(604만원) 꼴이라고 BBC는 전했다.
그녀는 명품 보석류, 향수, 시계 브랜드인 `부쉐론`에서 단 하루에 15만 파운드(2억2천650만 원)을 쓴 날도 있었다. 다음날에는 1천800파운드(271만8천만 원)를 들여 자신의 와인셀러를 채워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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