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레를 끌고 가던 할머니를 돕다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진 대학생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사연의 주인공은 제주한라대 조리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선웅(19) 군으로, 장기기증을 통해 7명에게 새 생명을 나눠주고 눈을 감았다.
故 김선웅 군은 지난 3일 오전 3시께 제주시 정부종합청사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무거운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이를 돕다가 과속 차량에 치었다.
사고 당시 뒤에서 수레를 밀던 할머니는 차와 충돌하지 않아 목숨을 구했지만, 앞에서 수레를 끌던 김군은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다가 지난 5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유가족은 평소 김선웅 군의 뜻을 존중해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김군의 어머니는 불의의 사고로 3년간 뇌사상태로 투병하다 김군이 아홉 살 되던 해 삶을 마감했다. 어머니를 보내며 가족 모두가 장기 기증 서약을 했고, 김군도 그 뜻을 이어받았다.
김군의 누나 김보미(29)씨는 "2남 1녀 중 막내였던 선웅이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착하고 귀여운 아이였고, 중학생 때부터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요리를 배우고 싶어 했다"며 "선웅이의 뜻에 따라 장기를 기증받은 사람들이 앞으로 주변의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두 7명에게 신장과 폐 등을 나눠주고 간 김군의 발인은 지난 9일 오전 제주성안교회 이기풍 기념홀에서 예배로 이뤄졌다.
김선웅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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