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폭행 동영상, 알고 보니 친형제 '분노와 안타까움 동시에‥'

입력 2018-10-19 10:30  


"집에 둘 수 없어 데리고 다녀"…폭행 행사한 동생에 동정론 확산
택배기사인 동생이 같이 일하던 장애인 친형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져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9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 공덕역 부근에서 CJ대한통운 유니폼을 입은 택배기사 A(30) 씨가 동료로 보이는 사람을 폭행했다.
해당 장면은 택배트럭 뒤에 정차하고 있던 차량 블랙박스에 찍혀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져 나갔다.
경찰도 이를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해 택배트럭 번호 등을 토대로 피의자와 피해자를 밝혀냈다.
경찰이 주변인 조사 등을 토대로 지금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A 씨보다 한 살 많은 친형이며 지적장애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가까운 한 친척은 경찰에 "형제의 아버지는 사망했고 어머니도 장애가 있으셔서 동생이 가계를 책임지는 상황"이라며 "장애가 있는 형이 이상한 행동을 많이 해 집에 둘 수 없어서 동생이 어쩔 수 없이 데리고 다니며 같이 일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택배기사 A씨도 온라인커뮤니티에 어려운 사정을 전하며 "형이 안타까워서 힘들고 측은하기도 합니다만 저도 인간인지라 가끔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다,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누리꾼들은 A씨의 폭력에 분노하는 한편으로 어머니와 형의 약값을 벌기위해 일을 해야 하는 택배기사의 상황에 안타깝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중 A씨 형제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동시에 우발적 폭행이 아닌 상습적 학대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우발적 범행으로 확인되면 피해자 본인과 법정대리인 등의 처벌 의사를 확인해 사건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기사 폭행 동영상 (사진=SBS 방송화면)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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