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의 맥] 하락세 돌아선 강남3구…서울 집값 전망은?

이지효 기자

입력 2018-10-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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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고강도 규제로 불리는 9.13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부동산부 이지효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정부의 대책 이후 처음으로 강남 3구의 아파트 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요.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7주째 둔화되는 가운데 지난 주 강남 3구의 아파트 값도 일제히 떨어졌습니다.

    9.13 대책 이후 오름세를 보였던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값이 0.02%씩 내리며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데요.

    서초구는 6월 셋째 주 이후 18주 만에, 강남구는 7월 셋째 주 이후 14주 만에 처음 하락했습니다.

    역시 전주 0.01% 올랐던 송파구도 이번 조사에서 0.04% 하락했습니다.

    7월 둘째 주 이후 15주 만으로, 강남 3구에서도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앵커>

    수치만 들어서는 잘 체감이 안됩니다.

    실제 강남권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거래가 가뭄에 콩 나듯이 이뤄지고 있고 떨어진 호가에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 모습입니다.

    실제 현장 중개업소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9. 13 대책 이후에 거래는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매매가가 하락하는 사례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특히 노후 재건축 단지를 위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들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의 경우 지난 8월 매매가가 19억원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9.13 대책 이후 1억원 넘게 하락한 18억원에 실거래 됐습니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용 76㎡도 18억 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집주인들은 17억원대로 가격을 내렸습니다.

    <앵커>

    사실 '강남 불패신화'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오래된 믿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9.13 대책 이후 강남 3구가 먼저 가격 조정에 들어갔네요.

    <기자>

    강남을 두고는 '뱃살이론' 이라는 말까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찌고 늦게 빠지는 뱃살처럼, 강남은 집값 하락기에도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가장 늦게 떨어진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투자 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다 옛말이 됐습니다.

    대책이 강남권에 집중됐고 무엇보다 이번 9.13 대책의 영향이 컸습니다.

    9.13 대책의 핵심은 규제 지역에서 실제로 살 집이 아니면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2주택 이상 보유자의 규제지역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1주택자도 이사가 아니면 대출이 안됩니다.

    실거주용이 아닌 투자용이라면 전세를 주고 나머지 금액은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특히 강남권에 집중된 재건축의 경우 전세가율, 즉 매매가와 비교할 때 전세 가격이 많이 낮습니다.

    전세가가 낮은 만큼 스스로 마련해야 할 자금이 커져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9.13 대책으로 막혀버린 겁니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이미 수십억원에 달하면서 보유세 부담도 커졌습니다.

    여기에 연초부터 아파트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라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최근에는 여의도, 용산 등 비강남권의 상승폭도 컸습니다.

    강남권을 제외한 서울 내 다른 지역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은 여전히 오름세이지만 상승열은 가라 앉았습니다.

    종로(0.16%), 중구(0.11%)의 오름폭이 크지만, 상승폭이 낮았던 중소형, 주상복합 위주로 올라 '키 맞추기'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금천구(0.08%) 역시 그간 상승폭이 낮았던 지역이며, 도봉(0.07%), 강북(0.07%, 노원(0.06%)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대문(0.07%) 같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도 평균 보다 올랐지만 기세는 아직 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용산도 전주 보합에서 0.01% 상승으로 전환했으나 안정세고, 영등포·동작(0.01%), 서대문·은평·양천(0.02%)도 보합권에 머물렀습니다.

    마포(0.07→0.04%), 성동(0.04→0.06%)은 상승폭이 줄었거나, 향후 큰폭의 상승은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앵커>

    강남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주택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까요.

    <기자>

    이번 강남 3구의 마이너스 전환이 일시적인 약세 흐름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하락 신호로 봐야하는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도심권·한강변·수도권 알짜 지역에서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연말부터 서울 아파트 가격이 조정 및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종합부동산세 현실화와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최대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정부는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3.2%로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세 부담 상한도 전년도 재산세와 종부세의 150%에서 300%로 확대합니다.

    또 종합부동산세 산출 근거인 공시가격도 실거래가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라 보유 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정부가 11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높은데, 금리와 부동산 시장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대출 금리가 추가로 오르기 때문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집니다.

    무리하게 대출 받아 갭투자를 했으면 상환 부담도 전보다 커지는 셈입니다.

    전체적으로 매수자는 주택 구입 능력이, 매도자는 주택 보유 능력이 악화돼 시장은 더 위축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박원갑 /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강남권 아파트는 실수요보다는 투자 상품 성격이 강하고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보니까 먼저 약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입니다. 대출의 문턱이 워낙 높고 앞으로 금리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되면서 약세 모습이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인터뷰>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강남 지역에 떨어졌다면 그동안 너무 많이 오른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더 높아요. 앞으로 아마도 대출 규제가 강력하기 때문에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없어요. 자기 자본으로 집을 사야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은 분명히 하락할 것으로 보여지고요. 내년 하반기가 돼서 종합부동산세가 부여되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아져요."

    <기자>

    매매 시장 경색으로 전세가 오르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잠잠한 분위기입니다.

    전국 전세 시장도 0.01% 하락하면서 약보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0.04% 상승하며 전주 0.02% 오른 것과 비교해 오름폭이 소폭 커졌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부동산부 이지효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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