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역사적 하락 국면에 접어들자 국민연금을 필두로 한 연기금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시장이 급락할 때마다 연기금이 매수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수익률을 방어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방서후 기자가 해외 사례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 3개월 간 코스피 지수가 13% 하락하고 2천선이 위협받는 동안 국내 연기금은 9천억원 가까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약세장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증시 수비수 역할을 자처한 해외 연기금들과는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시장이 급락할 때 매수에 나서 추가 하락을 막거나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늘리는 등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은 유명 언론인 피살 사건 등으로 낙폭이 커진 증시를 끌어올리기 위해 1조5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이는 외국인이 지난 2015년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1조2,200억원어치의 사우디 주식을 매도한 직후 이뤄진 조치로,
올해 고점 대비 14% 빠졌던 사우디 타다울지수는 PIF의 등장 이후 8%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22조원의 정부 자금으로 조성된 일본투자공사(JIC)가 지난달 출범했습니다. JIC는 글로벌 사모펀드와 협력해 유망 일본 기업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특히 단기 차익을 쫓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공동 투자를 한 뒤 자금을 회수하기 원할 때 JIC가 지분을 매입하기로 하면서,
사모펀드의 공격적 투자와 기금의 장기 투자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는 목표입니다.
이밖에 중국 국영 투자 펀드 역시 일본과 공동 투자 기금을 조성해 약 2조원을 조달, 중국과 일본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며,
아일랜드 국부 펀드도 국제금융공사(IFC)와 제휴를 맺고 아일랜드 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역사적 저평가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수급 개선의 키를 쥔 연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려 침체에 빠진 증시의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다만 시장이 지나치게 하락할 경우 손실 또한 커질 수 있는 만큼 해외 연기금과 같은 다양한 증시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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