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맹점 수수료 올려라”

박해린 기자

입력 2018-11-01 17:17   수정 2018-11-01 17:07

    [앵커]

    금융당국의 잇따른 수수료 인하 압박을 견디다 못한 카드사 직원들이 결국 거리로 나섰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금융당국의 탁상행정 때문에 카드업계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해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백여 명의 사람들이 국회 앞에 모였습니다.

    금융당국이 내년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1조 원이나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반발한 카드사 직원들이 거리로 나선 겁니다.

    이들은 카드 수수료 인하가 소상공인들의 고통 분담을 위한 근본 해법이 아닐 뿐 아니라 카드사 직원들의 생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

    “카드사들의 연 순이익이 1조 8천억 원에서 1조 9천억 원입니다. 수수료 인하하면 1조7천억 원이 내려갑니다.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금융노조와 10만 조합원들, 40만 가족들이 대형 재벌 가맹점들을 보호하라고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 것이 아닙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에 따라 카드사 전체 임직원 수는 4년 연속 줄었고, 올해도 희망퇴직을 실시했거나 검토 중인 카드사가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력 감축의 후폭풍 앞에서 카드사 직원은 물론 콜센터, 카드 배송 업무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 종사자들도 고용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인터뷰] 이준희 카드 배송업체 종사자

    “하루 하루를 살얼음 걷는 심정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협력사는 영세사업자로 전락하거나 파산 위기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카드업계는 더 이상 '을'과 '을'의 싸움이 아닌 마트나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카드사의 슈퍼갑인 대형 가맹점, 재벌 가맹점들의 수수료도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합니다. 중소영세 가맹점들의 수수료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카드사와 여력 있는 대형 재벌 가맹점들의 고통분담이 같이 병행된다면 훨씬 더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는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반 토막이 났고, 다른 은행계 카드사들의 3분기 순이익도 작년과 비교해 30% 이상 줄었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사업자에게도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소규모 신규 가맹점 수수료 환급 제도도 시행되는 등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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