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고자 지방의 민생 현장을 직접 찾아 나서기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경북 포항을 찾았다.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 유수지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을 계기로 전북 지역경제인들을 만나 `지역경제투어`를 시작한 뒤로 문 대통령이 방문한 두 번째 지역이다.
문 대통령이 포항에 들른 것은 지난해 11월 지진피해 현장을 찾은 뒤로 약 1년 만이다.
이날 오후 포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죽도시장으로 향했다. 1년 전에도 지진 이후 침체 우려가 제기됐던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방문했던 곳이다.
문 대통령이 올 때쯤 빗줄기도 굵어지기 시작해 미리 와 있던 이강덕 포항시장 등은 우산을 쓰고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한병도 정무수석, 김의겸 대변인 등과 죽도시장 입구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 시장, 허창호 죽도시장상인연합회 회장과 함께 시장 안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을 본 상인들과 시민들은 악수를 청하기 바빴고 일부는 `셀카`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 건어물 가게에 들러 가게 주인에게 "요즘 장사하시기 어떠십니까", "청어 과메기도 나옵니까" 등을 물으며 인사를 건넸다.
상인과 인사를 한 문 대통령은 포항시 지역상품권으로 과메기 3만5천 원어치를 사고 시장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포스텍 4세대 방사광가속기 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경북지역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이 시장, 장세용 구미시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도연 포스텍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지역경제인들과 신산업 및 일자리 만들기 방안 등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와 함께 철강기술 혁신과 첨단산업 육선, `포스트 전자 디지털 4.0`과 같은 경북 경제의 성장 전략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경북 경제의 미래를 위해 많은 의견을 듣고 지역 발전의 비전과 전망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인사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사정도 많고 우리 정부에 바라는 것도 많으리라 생각하는데, 편하게 의견들을 말씀해 주시면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데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통령 힘드신데 박수 한 번 쳐 드리자"라며 참석자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간담회를 마친 후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가 어려운 것은 지역경제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경북의 경제는 전통 주력산업이 중심이었는데 이 주력산업이 구조조정을 겪고 세계 경제 여건도 안 좋아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용이 줄어드니 주변의 음식점과 서비스업도 함께 어려워진다"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려면 지역경제부터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경북은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으로, 포항에서 영일만의 기적이 이뤄졌듯, 경북 곳곳의 기적이 모여 한강의 기적이 만들어졌다"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경북 혁신기술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현장을 시찰했다.
방사광가속기 연구소는 엑스레이 레이저 섬광을 발생시켜 물질의 미세구조를 보는 `거대 현미경`인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한 국가 공동 연구시설이다.
문 대통령은 현장 관계자에게 "가속기가 활용돼 많은 우수한 논문이 작성된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 신약이나 새로운 신소재 등의 성과로 나온 게 있는가"라고 물으며 관심을 나타냈다.
`4세대 가속기를 이용해 배터리 개발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에 문 대통령은 "덴마크에서 본 풍력발전의 경우도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에 차이가 나는데 전기를 잘 보관할 배터리로 그 문제를 해결하면 세계를 완전히…"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 대통령은 가속기 기술에 자신감을 나타내는 현장 관계자에게 손뼉을 쳐주며 격려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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