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에 새로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 수가 지난해 2년 연속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와 함께 감소 폭이 컸던 국가로 꼽혔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와 미정부 지원을 받는 비영리기구 국제교육원(IIE)의 연례 보고서를 토대로 2017년 가을학기에 미국 대학에 입학한 외국인 신입생이 전년보다 7% 정도 줄어 27만1천여 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유학생 수는 지난 10여년 이상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6년 감소로 돌아섰는데 2017년에도 이런 경향이 이어졌다.
개별 국가로는 해외 유학생에 대한 왕실 장학금이 축소된 사우디를 비롯해 한국과 멕시코가 가장 가파른 감소를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반면, 중국과 인도 유학생 비중은 여전히 커서, 두 나라 출신 유학생을 합친 규모가 미국 내 전체 해외 유학생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AP통신은 아직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몇몇 대학은 2018년 가을학기에도 외국인 신입생이 줄었다고 밝혔다.
미주리주 주립인 센트럴미주리대학의 경우, 2016년 등록한 외국인 학생이 2천600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650명으로 격감했다.
인디애나주 퍼듀대학에서도 올해 외국인 학생이 2% 감소했다.
그러나 미국과 반대로 캐나다와 호주 대학에서는 외국인 학생이 늘었다.
2017년을 기준으로 캐나다는 20%, 호주는 12%의 증가율을 각각 보였다.
미국에는 지난해 기준으로 어느 나라보다 많은 1천100만 명의 외국 유학생이 살고 있다. 대학 신입생과 재학생, 나아가 졸업 후 단기취업을 위해 미국에 머무는 경우까지 포함한 수치다.
그러나 이런 미국 거주 유학생의 증가폭은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증가율은 1.5%로, 9ㆍ11테러의 여파로 2002∼2005년 미국 거주 유학생이 4%까지 줄어든 후 가장 낮은 비율이었다.
호주와 캐나다의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췄고, 미국 대학의 등록금은 상승한 것이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일부 교육 관계자는 이민자를 배척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기조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센트럴미주리대 관계자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미국에 있으면 안전하지 않을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국제교육협회(IEA)의 필 허니우드 회장은 "호주 대학의 학생선발 방식은 지난 2년 사이에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서 경쟁력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중동·중남미의 학생 및 교육 관계자로부터 들은 것은 트럼프 정부 하의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해 이들은 환영받거나,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정치 환경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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