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박 숙박요금이 수십만원에 달하는5성급 유명 호텔들의 위생상태 불량을 고발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15일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한 호텔 이용객이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객실 화장실 청소 장면을 찍은 뒤 `컵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렸다.
영상에는 호텔 직원들이 더러운 걸레나 고객이 쓴 목욕 수건 등을 이용해서 컵과 세면대, 거울 등을 닦는 장면이 담겼다.
1박에 3천위안(약 48만원)인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리츠칼튼 호텔에서는 고객이 쓰고 남긴 샴푸를 이용해 커피잔을 닦고 남은 샴푸는 계속 고객용으로 비치했다고 이 영상은 전했다.
또 1박에 4천500위안(약 73만원)인 상하이 불가리 호텔에서는 직원이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1회용 컵 덮개를 찾아내 자신의 옷에 몇 번 닦은 뒤 컵 위에 다시 얹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1박에 5천위안(약 81만원)인 베이징(北京) 아만 서머 팰리스 호텔을 비롯해 베이징 콘래드호텔, 베이징 파크하얏트 호텔, 푸저우(福州) 샹그리르호텔 등 총 14곳의 이름이 공개됐다.
촬영자 `화중(花總)`은 영상 도입부에서 "과거 6년간 호텔에 숙박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5성급 및 일류 호텔 147곳에서 2천일 넘게 묵었다"고 밝혔다.
그는 펑파이와의 인터뷰에서 촬영에 나선 계기도 자신이 호텔 이용 중 우연히 이런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5성급 호텔 투숙 과정에서 외출 후 객실로 돌아와 직원이 화장실 청소하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자신의 목욕수건으로 컵을 닦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명종 모양의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대도시의 유명호텔 30여곳의 영상을 찍었지만 화질이 선명하고 대표성 있는 14곳의 영상만 공개했다며, 공개하지 않은 곳을 포함해 거의 모든 호텔에서 이러한 위생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이 컵 위생에 집중한 것은 비교적 촬영이 쉬웠기 때문일 뿐, 손님이 쓴 욕실가운을 세탁하지 않고 그대로 걸어두는 문제를 비롯해 욕조, 식당 등등에서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화중은 "이(공개된) 곳들은 중국에서 최고로 좋은 호텔들로, 관리감독도 최고인 만큼 다른 호텔들의 상황도 미뤄 짐작 가능하다"면서 "(저렴한 곳은 더 엉망일 수 있는 만큼) 단순히 부자들의 위기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14일 공개된 이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까지 1천800만회를 넘겼고 빠르게 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해에도 고급호텔 청소과정에서 변기청소용 솔로 컵을 닦는 등의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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