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신작 `화씨 11/9:트럼프의 시대`를 내놓았다.
그는 민간의료보험의 실태를 고발한 `식코`, 총기문화의 문제점을 다룬 `볼링 포 컬럼바인` 등 민감한 미국 사회 이슈를 스크린으로 불러내온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앞서 2004년 `화씨 9/11`를 통해 9·11테러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의 무능을 비판한 감독은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 전선을 옮겼다.
제목 숫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2016년 11월 9일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정확히 예측했던 무어 감독은 트럼프 시대가 올 수밖에 없었던 사회 곳곳의 징후를 짚어낸다.
그는 트럼프 시대의 발단으로 미국의 팝스타 그웬 스테파니를 지목한다.
트럼프는 NBC가 지불한 그웬 스테파니의 `더 보이스` 출연료가 자신의 `어프렌티스` 출연료보다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장난삼아 대선 출사표를 던진다. 돈을 주고 엑스트라까지 동원해 지지자들인 것처럼 행세하도록 했다. NBC에 자신의 인기가 그웬 스테파니보다 높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일종의 쇼였다.
그러나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진 언론이 여기에 장단을 맞추면서 쇼는 현실이 됐다.
언론들은 트럼프를 조롱하면서도 마치 서커스처럼 시청률 호재로 여겼고, 그를 앞다퉈 보도했다. 종국엔 트럼프가 언론을 농락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물론 이는 트럼프 시대의 도래를 부추겼을 뿐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다.
무어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이탈 징후가 이미 곳곳에 있었다고 지적한다.
무어 감독은 이외에도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웨스트버지니아주 55개 군에서 모두 승리한 버니 샌더스 후보가 있었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결국 민주당 후보로 선정되자 많은 지지자가 이탈했다고 분석한다.
무어 감독은 트럼프에 대해선 더 강한 독설을 퍼붓는다.
무어 감독은 "우리가 각성하려면 도널드 트럼프라는 극약처방이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극약처방을 받았으니, 체념할 게 아니라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서로 연대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이 작품은 미국의 중간 선거를 겨냥해 지난 9월 북미에서 개봉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디지털뉴스부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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