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적의 군용기 1대가 26일 3차례에 걸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중국 당국자를 불러 엄중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합참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이날 오전 11시께 제주도 서북방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해 11시 38분께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다.
이후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내측을 비행하던 중국 군용기는 12시 43분께 포항 동남방 약 44마일(81km)에서 KADIZ에 재진입했다가 오후 1시 41분께 같은 지점에서 KADIZ를 이탈했다.
오후 3시 15분께 이어도 동방으로 KADIZ에 3번째로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오후 3시 53분께 제주도 서북방에서 KADIZ를 최종 이탈했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상공 KADIZ를 2회, 동해 상공 KADIZ를 1회 진입했다"며 "오늘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진입한 시간은 총 2시간 10여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군은 제주도 서북방에서 최초로 중국 군용기를 식별했을 때부터 F-15K와 KF-16 등 공군 전투기 10여 대를 긴급 투입해 추적 및 감시비행과 경고방송 등 정상적인 전술조치를 했다"며 "중국 군용기의 이번 KADIZ 진입 때 대한민국 영공침범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른 개념으로 미식별 항적을 조기 식별해 영공침범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별로 임의로 설정한 구역으로 KADIZ 진입이 영공침범은 아니다"며 "특히, 이어도 주변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구역"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29일에도 중국 군용기 1대가 비슷한 궤적으로 KADIZ를 침범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KADIZ에 3차례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Y-9 계열의 정찰기로 추정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군용기의 잦은 KADIZ 진입은 한미 연합전력의 대응태세를 떠보고 자국의 정찰 능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주한 중국 무관을 불러 엄중히 항의했다.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이날 오후 5시께 두농이(杜農一) 주한 중국 무관(육군 소장)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조치해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국방부는 "올해 들어 수차례 지속해서 중국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 우리 영해에 근접해 장시간 비행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 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향후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양국 간 방공실무회의 재개 및 직통전화 추가 설치 등을 포함한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김용길 동북아국장이 주한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을 초치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부는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대해 국방부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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